"'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 가스라이팅"…김시덕, 부친상 심경 고백 [전문]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코미디언 김시덕(43)이 부친상과 함께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17일 김시덕은 자신의 계정에 "부고. 친부께서 영면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지금 내 감정이 어떤 기분인지 혼동이 와 그냥 주절주절 글을 쓰게 됐다"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김시덕은 "유년기 시절 나는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라는 가스라이팅으로 나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아이로 각인됐고 부친 쪽에도 모친 쪽에도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진 채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남아잇다. 하지만 결국 그분들은 본인의 행복을 위해 저를 홀로 방임하며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기 시절은 그 상처가 원망으로 변해 '보란 듯이 성공해서 되갚아 주겠다' 다짐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남들 웃는 모습이 좋아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겼었고 웃었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는 모습에 웃기는 걸 집착했던 것 같다"며 "성인이 된 후 개그맨이 된 뒤 나를 찾아와 무리한 부탁만 하는 모습에 나는 실망만 남아 있게 됐고 결혼을 하고 내 마음 속에는 '반면교사'라는 네 글자를 다짐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글을 적기 전 내 아이에게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아빠 한번 안아주면 안되냐'고 말하자 (아이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안아주며 제 부모에게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사랑해'라는 말을 해줬다"며 "나는 지금 가족이 생겨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라는 말을 했던 부친께 꼭 하고 싶었던 말 전하겠다"고 적었다.
김시덕은 부친에게 "태어나게 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덕분에 내 가족을 만났다.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내 아버지가 되지 말아 달라.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말을 남겼다.
한편 김시덕은 지난 2001년 KBS 16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후 '개그콘서트'에서 '걸인의 추억', '꽃보다 아름다워', '마빡이' 등의 코너를 만들며 스타덤에 올랐다. 2008년 5월 1세 연하의 스튜디어스 출신 여성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다.
지난 2022년 종합편성채널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사생아로 태어났다고 고백하며 "아버지는 본인의 가정으로 돌아갔고 어머니도 본인의 행복을 찾아 떠났다. 9살때부터 혼자 살았다"고 털어놨다.
이하 김시덕 글 전문.
부고. 친부께서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지금 제 감정이 어떤 기분인지 혼동이 와 그냥 주절주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유년기 시절 저는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 라는 가스라이팅으로 나는 태어나서는 안 되는 아이로 각인 됐고 부친 쪽에도 모친 쪽에도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가진 채 어린 시절을 보낸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분들은 본인의 행복을 위해 저를 홀로 방임하며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청소년기 시절은 그 상처가 원망으로 변해 보란 듯이 성공해서 되갚아 주겠다 다짐하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남들 웃는 모습이 좋아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겼었고 웃었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모습에 웃기는 걸 집착 했던 거 같습니다.
성인이 된 후 개그맨이 된 뒤 저를 찾아와 무리한 부탁만 하는 모습에 저는 실망만 남아 있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제 마음속에서 반면교사 라는 네 글자를 다짐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적기 전 제 아이에게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아빠 한번 안아주면 안 되냐고 말하자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안아주며 제 부모에게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던 사랑해 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 글이 들리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진짜 가족이 생겨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너만 태어나지 않았어도 라는 말을 하셨던 부친께 꼭 하고 싶었던 말 전하겠습니다.
태어나게 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 가족을 만났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제 아버지가 되지 말아 주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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