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ISPS 한다'가 전하는 고귀한 메시지

방민준 2024. 8. 17. 19: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15~18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에 열리는 ISPS 한다 스코티시 오픈에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를 비롯해 LPGA투어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다음 주(22~25일) 스코틀랜드의 유서 깊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위민스오픈의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한국선수로는 고진영 김아림 김효주 최혜진 등 12명이 출전해 3명이 컷 탈락했다.



 



이 대회 명칭 앞에 들어간 'ISPS Handa'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골프팬들이 많은 것 같다. 'ISPS Handa'는 지구촌 곳곳에서 열리는 많은 골프대회 이름 앞에 자주 등장한다. 호주 여자골프투어 대회에는 단골로 등장하고 LPGA투어,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남아공의 션사인투어, 레전드투어 등에도 자주 등장한다. 가끔 PGA투어 대회에도 붙는다. 비영리 단체인 국제스포츠진흥회(International Sports Promotion Society)가 후원하는 대회라는 표시다.



 



'ISPS Handa'에서 한다는 이 단체를 이끌어가는 일본인 한다 하루이사(73·半田晴久)의 성에서 따왔다. 영문 이름으로는 Haruhisa Handa다. 



 



ISPS한다가 얼마나 큰 회사이기에 이처럼 많은 골프대회를 후원하는가 궁금해 웹 서핑을 해보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자선과 봉사, 사업가 예술가로서의 그의 활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브스(Forbes)는 그를 '일본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매력 넘치는 인물로, 억만장자 기업가, 자선사업가이면서 신도(神道) 지도자, 오페라가수, 서예가, 예술가, 시인, 열렬한 골퍼'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의 활동 이력을 쫓다 보면 포브스의 인물 소개가 오히려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구글은 그를 세계적인 박애주의자(Philantropist)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1951년 일본 효고현(兵庫県) 니시노미야(西宮)의 유명한 사케 제조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시와 하이쿠(俳句)를 쓰고 서예를 즐겼다고 한다.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교토의 도시샤(同志社)대학에서 경제학을, 도쿄 무사시노(武蔵野) 음악대학(Musashino Academia Musicae)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호주 에디스 코완대학교에서 공연예술을 공부하는가 하면 중국 칭화(清华)대학에서 예술 및 디자인을 전공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30대에 호주 퍼스에 있는 한 회사 지분을 매입해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제적 사업가로 나서 현재 세계 곳곳에 12개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기업가로서의 뛰어난 재능이나 엄청난 재력보다는 자선가, 예술가, 예능인으로서의 끝없는 호기심과 행동으로 옮기는 열정은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다.



 



그는 호주에서 회사를 경영하면서 국제시각장애인 골프협회(IBGA)를 설립, 시각장애인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길을 여는 한편 ISPS를 설립해 호주 뉴질랜드는 물론 세계 각지의 각종 스포츠 진흥에 앞장서고 있다. 뉴질랜드의 축구, 뉴질랜드 남녀 골프 오픈대회,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 뉴질랜드 장애자올림픽위원회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스포츠나 문화 예술 활동 지원과 관련된 다양한 재단을 설립해 지원하고 캄보디아에는 대학을 설립, 총장직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예술가적 기질을 발휘해 서예가, 시인. 소설가, 작곡가, 음악가로서 활동하는가 하면 당대 최고의 테너인 호세 카레라스,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오페라의 배우로도 출연했다. 대영박물관에서 서예 작품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많은 대학에 교수직도 갖고 있을 정도로 박식하다. 이런 다양한 분야의 왕성한 활동으로 언론들은 그를 두고 '진정한 르네상스 인간'으로 지칭할 정도다. 



 



그는 '스포츠의 힘'에 대한 굳은 믿음 때문에 스포츠 진흥과 후원사업을 멈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스포츠는 희망을 창조하고, 교육과 문화의 벽을 부수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그의 고백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ISPS 활동에 대해 그는 "내 필생의 일이다. 장애인 골퍼들, 맹인 골퍼들을 돕는 것은 나의 존재 이유나 같다. 나이가 들어가지만 이 일을 하면서 마음만은 계속 젊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시각장애인 골퍼의 아버지란 별명도 듣고 있다.



그는 시각장애인 복지에 대한 오랜 공헌을 인정받아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에서 가장 큰 자선단체인 왕립 국립시각장애인연구소(RNIB)의 부소장 직에 임명되기도 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Copyright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