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시절 그 모습' 김민재 이제는 확실한 1옵션…"괴물이 돌아왔다" 현지 매체도 칭찬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선발로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클린시트를 이끌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17일(한국시간) 독일 울름의 도나우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25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 경기에서 2부리그 팀 울름에 4-0으로 승리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의 바이에른 뮌헨이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과 김민재 등을 영입했음에도 분데스리가 우승에 실패했다. 12년 연속 정상 도전은 3위로 끝났다. 컵 대회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토마스 투헬 감독과 결별한 뒤 올 시즌 새롭게 팀 개편에 나섰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하다가 중반 이후 밀리기도 했던 김민재는 이날 선발 센터백으로 출격하며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는 이날 다요 우파메카노를 주전 센터백 듀오로 나섰다. 양 측면 수비수는 요십 스타니시치, 하파엘 게헤이루로 형성했다. 중원은 요슈아 키미히,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지켰다. 2선 공격은 세르주 그나브리, 자말 무시알라, 마티스 텔로 꾸렸다. 최전방 공격수는 토마스 뮐러였다.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 3부리그 우승으로 2부에 승격한 울름을 상대로 전반 12분 토마스 뮐러가 선제골을 넣었다. 2분 뒤 김민재가 기점 역할을 한 추가 골로 격차를 벌렸다. 김민재가 센터 서클 뒤에서 길게 넘긴 공이 오른쪽 측면 세르주 그나브리에게 정확히 향했고, 그나브리의 낮은 크로스를 뮐러가 골대 앞에서 마무리해 두 골을 연이어 뽑아냈다.
이어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34분 킹슬리 코망의 이른 쐐기 골로 뮌헨은 승기를 잡았고, 후반 추가 시간엔 케인이 헤더로 시즌 첫 득점포를 가동하며 대승을 완성했다. 뮐러는 케인의 골 때 도움도 기록하며 2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하는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웍스'는 김민재 경기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 매체는 "괴물이 돌아왔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 체제에서 지난 시즌 후반기에 신뢰를 잃었다. 그러나 콤파니 감독의 첫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경기 내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장 곳곳에서 공을 따내기 위해 싸웠고, 후반전에는 걷어내기 위해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오는 장면도 있었다. 상대팀 선수들은 그의 주변에서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의 패싱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민재의 패스가 수비진 뒤로 쇄도하는 그나브리에게 정확히 전달됐다. 이를 통해 뮐러가 골을 넣은 지 2분 만에 두 번째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와 패스 센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했다. 김민재는 나폴리 첫 시즌에 모든 대회 45경기에 나서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김민재의 장점은 공격적으로 라인을 높여 공격수의 공을 가로채는 것이다. 나폴리 시절 '괴물', '철기둥'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 시절에는 김민재의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나폴리 시절과 김민재 활용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투헬 감독은 풀백을 직선적으로 쓰는 전통적인 전술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김민재의 적극성과 공격성은 바이에른 뮌헨 수비 시스템에 어울리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문제점이 가장 많이 노출됐다. 적극적으로 공을 빼앗으려다가 저지른 두 차례 수비 실수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고, 팀이 2-2로 비기면서 김민재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투헬 전 감독은 공개 석상에서 "김민재는 탐욕스러웠다"고 꼬집었고, 독일 매체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김민재의 이적설이 터진 이유였다. 나폴리와 인터 밀란, 유벤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수비진 보강이 필요한 팀이 김민재 영입을 원했다. 이번 여름 내내 김민재에게 관심을 드러낸 인터 밀란이 적극적인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김민재의 입지는 달라졌다. 지난 시즌과 달리 더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새로 부임한 콤파니 감독 스타일에 김민재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콤파니 감독은 공격적으로 움직이길 원한다. 기다리기보다 다가가서 공을 빼앗는 수비를 선호한다. 특히 그는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수비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다. 수비 라인을 높이는 기반은 중앙 수비수의 스피드인데 현재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수 네 명 중에선 김민재가 가장 스피드가 빠르다고 평가받으며 다요 우파메카노가 뒤를 잇는다.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1옵션 센터백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새로 합류한 이토 히로키는 당분간 부상으로 결장한다. 김민재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김민재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TZ'는 "막스 에벨 스포츠 디렉터와 바이에른 뮌헨 관리 팀은 김민재를 다음 시즌에도 (전력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선수 또한 팀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매체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 도착했을 당시 투헬 감독은 사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있었다. 김민재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민재의 능력을 더 끌어내기 위해서는 투헬 감독의 더 나은 지원을 받아야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능력을 이끌어내고 싶어 한다. 또한 그를 기용하길 원한다. 김민재를 훌륭한 수비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에른 뮌헨 내부는 투헬 감독 시절에 부족했던 의사소통과 지원이 김민재에게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도 마찬가지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많은 경험을 쌓았다.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뿐만 아니라 팀도 어려운 시즌이었다. 나는 작년의 경험으로부터 더 성장해 팀에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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