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10개월, 매일 최소 130명 죽었다…“간접 사망자는 수십만”
팔 보건당국 4만명 사망 추산…“부풀려진 것 아냐”
“집·병원·학교 폭격, 사망자 다수 여성과 어린이”
랜싯 논문에는 ‘직간접 사망 18만6000명’ 추산도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숨진 팔레스타인 주민이 4만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거주 지역 폭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민방위국은 가자지구의 한 주택에 이스라엘군 로켓이 떨어져 여성 3명과 어린이 9명을 포함한 일가족 1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마흐무드 바살 민방위국 대변인은 AFP 통신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 알자와이다에 있는 주택과 창고를 공습했다며 사망자 명단을 공개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자정 직후 로켓 3발이 주택을 직접 때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15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숨진 주민이 4만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숫자는 하마스 측 집계에 따른 것이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실제보다 적을 수 있어도 부풀려진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분쟁 사상자를 연구하는 마이클 스파가트 영국 런던대 교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병원 영안실의 시신 수를 기준으로 일일 사망자를 집계해왔다며 전쟁 초기 이런 방식은 매우 신뢰할 만했다고 전했다.
미 보건학 연구 단체 ‘에드버킷 오로라 연구소(AARI)’의 연구원 라샤 카티브 등도 지난 달 의학 저널 랜싯에 게재한 논문에서 “보고된 사망자 수는 과소평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의하면 통상 전쟁에서는 공습 등에 따른 직접 사망자뿐 아니라 의료 인프라 파괴와 식량, 식수 부족 등으로 인한 간접 사망자도 발생한다.
최근 전 세계 분쟁에서 발생한 간접 사망자는 직접 사망자의 약 3~15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할때 가자지구 사망자도 최대 18만6000여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가자지구 인구가 220만명인데, 주민 10명 중 1명 정도가 전쟁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숨진 것이다.
유엔과 가자지구 현지 활동가들은 사망자의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보고 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은 이스라엘군이 전쟁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지난 10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매일 평균 130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집과 병원, 학교, 예배 장소를 파괴한 규모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인도주의 구역’을 지정했다. 하지만 하마스 조직원들이 이를 이용해 숨어든다며 인도주의 구역을 조정하고 폭격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인도주의 구역 주거지를 포함한 가자지구 중부에 대규모 대피령을 내렸다. 이런 무차별적 공세에 여성, 어린이, 노약자 등 민간인이 대규모로 살해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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