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부분 바뀌어야 발전할 수 있다!” 안세영이 요구한 조건 세 가지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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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발언의 주인공 안세영(22, 삼성생명)이 침묵을 깼다.
안세영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세계 1위 선수임을 감안할 때 매번 비지니스 좌석은 태워주지 못하더라도 그 정도 요구는 들어줄 수 있다.
안세영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개인의 불만호소가 아닌 한국 배드민턴계 전체의 발전을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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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폭탄발언의 주인공 안세영(22, 삼성생명)이 침묵을 깼다.
결국 안세영은 16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글을 올렸다. 배드민턴협회가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가 열리는 그 시점에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그는 지난 5일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11일 만에 구체적 생각을 밝혔다.
안세영은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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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가 아직도 선배 위해 빨래하고 청소하고? 악습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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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대표선수들이 진천선수촌 내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 아직도 선배가 후배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세영의 부모는 대표팀의 합숙훈련 중 선배가 후배에게 청소와 빨래를 지시하고 라켓 줄매기까지 시킨 불합리한 관습이 있다며 배드민턴협회에 “올림픽을 앞둔 안세영이 휴식을 제대로 취할 수 있게 해달라”며 진정서를 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촌 내에서 선수가 대표팀 감독에게 절대복종해야 하고, 후배가 야간운동을 하고 싶어도 선배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도 구시대적 악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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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부상관리 시스템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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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서운함을 느낀 결정적인 포인트는 자신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됐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고 밝혔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원했다.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하고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인도 오픈 때 안세영이 허벅지 부상으로 8강에서 기권했지만 협회가 그의 조기귀국을 막았던 사건이 있었다. 안세영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세계 1위 선수임을 감안할 때 매번 비지니스 좌석은 태워주지 못하더라도 그 정도 요구는 들어줄 수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이 귀국해도 한국은 주말이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예정대로 귀국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세영 입장에서 서운함을 느낄 수 있다.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과 김학균 총감독은 “안세영과 불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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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계약 개선과 개인 스폰서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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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배드민턴협회는 요넥스와 계약을 맺고 모든 대표선수들이 요넥스 용품만 쓰도록 하고 있다. 안세영은 나이키와 개인광고 계약을 맺었지만 협회 규정에 따라 국제대회서 요넥스 용품만 착용했다. 안세영은 요넥스 운동화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협회가 세계적 선수로 성장한 안세영과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신발에 한해 개인후원계약을 풀어주는 방법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나이키에게 막대한 후원을 받지만 축구화에 한해서는 개인후원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대표팀 주장 손흥민 역시 아디다스 축구화를 신고 뛴다.
안세영은 연봉에 관해서도 부당함을 토로했다. 현행 배드민턴협회 관리규정을 보면 ‘고졸신인은 7년간 계약을 유지해야 하고 계약금도 최고 1억을 초과할 수 없다. 고졸선수의 첫 해 연봉은 최고 5천만 원으로 제한되며 연봉의 연간 7% 이상 인상도 금지된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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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과 배드민턴협회, 타협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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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선수로 성장한 안세영 역시 이와 같은 계약에 발이 묶여왔다. 한국에서 배드민턴이 프로화가 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협회는 안세영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계약기간을 줄이고, 연봉상한선을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안세영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개인의 불만호소가 아닌 한국 배드민턴계 전체의 발전을 도모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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