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머물던 그곳이 호텔로…작정하고 만든 오스트리아 빈 신상 호텔

권효정 여행플러스 기자(kwon.hyojeong@mktour.kr) 2024. 8. 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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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필라움 찾아 떠난 오스트리아 여행기
가장 최근 개관한 빈 5성급 신상 호텔
유겐트 패턴 직물로 고급스러움 더해
호텔 앞 풍경 / 사진=권효정 기자
오스트리아의 공용어는 독일어다. 독일어에는 ‘슈필라움(Spielraum)’이라는 단어가 있다.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로 ‘자유로운 개인의 안식처’를 의미한다. 로즈우드 비엔나는 슈필라움의 현대적 구현체다. 빈의 문화를 품으면서도 투숙객에게 유니크한 경험을 선사한다.
호텔 바로 옆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 / 사진=권효정 기자
로즈우드 비엔나는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한 럭셔리 호텔이다. ‘공간’을 배경에서 여행의 주연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입소문을 타고 로즈우드는 트렌드에 민감한 여행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로즈우드 비엔나 / 사진=권효정 기자
럭셔리 호텔 각축장, 오스트리아 빈. 10년간 정적을 깨고 2022년 8월, 로즈우드 비엔나가 등장했다. 로즈우드 비엔나는 2015년 파크 하얏트 이후 빈에서 가장 최근에 문을 연 5성급 호텔이다. 옛 도심 한복판, 로즈우드 비엔나는 순식간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객실 수는 총 100개다. 일반룸 63개, 스위트룸 32개, 시그니처 하우스 5개로 구성한다. 7층 건물 중 4개 층에 걸쳐 펼쳐진다. 1979년 미국 석유 재벌의 딸 캐롤라인 로즈 헌트가 설립한 로즈우드는 2011년 홍콩 뉴 월드 호스피탈리티에 인수 이후 유럽 럭셔리 호텔 시장에서 강자로 떠올랐다.

로즈우드 비엔나는 불과 1년 만에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지난해 여행업계의 오스카상인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 ‘리더스 초이스 어워드’에도 이름을 올리며 ‘최고의 신규 호텔’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로즈우드는 아만, 포시즌스와 함께 럭셔리 호텔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걸그룹 블랙핑크가 홍콩 공연 때 로즈우드에 묵은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더욱이 로즈우드가 2027년 서울 진출을 예고하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모차르트가 머물던 곳, 럭셔리 호텔로
호텔 로비 / 사진=권효정 기자
로즈우드 비엔나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적 가치다. 이곳은 놀랍게도 모차르트가 펜을 놀리던 아파트였다.

18세기 후반, 황제 요제프 2세의 요청으로 독일어 오페라를 작곡해야 했던 모차르트는 이곳에서 밤새 작업에 몰두했다. 결과물이 바로 걸작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이다. 당시 이탈리아어 오페라가 주류였던 빈에서 모차르트 시도는 혁명과도 같았다.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은 대중의 폭발적 반응을 얻었고 오늘날까지도 사랑받는 명작으로 남아있다.

예술과 편안함이 공존
매력적인 객실 키, 일반 객실 키의 절반 크기다 / 사진=권효정 기자
로즈우드 비엔나는 빈의 1구역, 일명 ‘이너 슈타트(Innere Stadt)’에 위치한다. 빈의 역사 중심지이자 가장 오래된 구역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통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너 슈타트에는 슈테판 대성당, 호프부르크 왕궁, 국립 오페라 극장 등 빈의 주요 랜드마크가 밀집해 있다.

로즈우드 비엔나는 빈 국제공항(VIE)에서 20분, 헤렌가세 지하철역(Herrengasse metro station)에서 도보 5분 거리라 접근성이 뛰어나다.

빛이 가득한 아트리움 / 사진=권효정 기자
한때 모차르트 아파트였던 곳은 19세기 에르스테 그룹 은행 본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1835년 오스트리아 건축가 알로이스 피클(Alois Pichl)이 설계한 건물에 비엔나 건축회사 A2K와 BEHF가 리노베이션을, 런던 알렉산더 워터워스(Alexander Waterworth) 스튜디오가 인테리어를 맡았다.
나선형 계단 / 사진=권효정 기자
웅장하면서도 간결한 입구는 직원의 환대로 빛난다. 빛이 가득한 아트리움(내부 정원)을 지나면 나선형 계단이 나온다.

한 층 올라가면 거실 같은 로비가 펼쳐진다. 공간을 화려하게 수놓는 샹들리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은 벽면 작품들, 곡선형 벨벳 소파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누에 호헤이트’ 레스토랑 / 사진=권효정 기자
비가 많이 왔던 빈의 풍경 / 사진=권효정 기자
호텔 내 6층 ‘누에 호헤이트’ 레스토랑에서는 비엔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루프톱 바와 ‘비밀 정원’이라 불리는 야외 가든 룸은 도심 속 오아시스다. ‘살롱 오렐리’는 비엔나의 전통적인 커피하우스 문화를 재현했다.
피트니스 센터 / 사진=권효정 기자
다소 복잡할 수 있지만 길고 구불구불한 복도 덕에 타 투숙객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 여행 중에도 운동을 놓지 않는 이들을 위한 피트니스 센터도 갖췄다.
객실, 오스트리아 직물 예술의 정수
로즈우드 비엔나 / 사진=권효정 기자
객실은 오스트리아 직물 예술의 정수가 깃들어 있다. 발을 디딘 순간, 1920년대 빈의 황금기에 있는 듯하다. 1849년 설립된 백하우젠(Backhausen)의 빈 유겐트 양식(Wiener Jugendstil) 패턴 직물이 곳곳을 장식한다. 커튼, 의자, 티슈 상자, 침대 옆 메모장까지 19세기 말~20세기 초 오스트리아를 휩쓴 아르누보의 현지식 해석을 보여준다.

유겐트 양식은 당시 유행하던 독일 예술 잡지 ‘유겐트(Jugend)’에서 이름을 따왔다. 젊은 예술가의 혁신을 담은 스타일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곡선과 꽃무늬가 특징이다. 백하우젠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패턴의 직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특히 건축가 오토 바그너가 설계한 비엔나 우편저축은행(Österreichische Postsparkasse) 내부 장식에 백하우젠의 직물이 사용된 것은 유명한 사례다.

오스트리아 국화인 에델바이스에서 영감을 받은 조명 / 사진=권효정 기자
오스트리아 국화인 에델바이스에서 영감을 받은 수제 황동 조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알프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꽃의 형태를 섬세하게 재현한 조명은 풍부한 디테일로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기자
호두나무, 가죽, 현지 대리석으로 빚어낸 미니바 / 사진=권효정 기자
대담한 색채, 고급 소재, 금속 장식으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아르데코 스타일의 가구가 돋보인다. 호두나무, 가죽, 현지 대리석으로 빚어낸 미니바가 고급스러운 인상을 남긴다.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기자
커피 머신 / 사진=권효정 기자
객실 침대 / 사진=권효정 기자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기자
객실 내부와 침대 / 사진= 권효정 기자
창가의 벨벳 소파는 편안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청동빛 커튼이 감싼 거대한 창은 아트리움과 거리의 활기를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낸다. 호화로움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다.
로즈우드 비엔나 객실 복도 / 사진=권효정 기자
욕실 내부 / 사진=권효정 기자
넓은 욕실은 그 자체로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흑백 대리석 타일이 그려내는 모노톤 바닥은 존재감을 뽐내고 깊이 있는 욕조는 사색에 잠기기 좋은 은신처가 된다.
욕실 내부 / 사진=권효정 기자
별도로 마련된 넉넉한 크기의 샤워 시설도 편리하다. 욕실의 진정한 매력은 프랑스 브랜드 ‘메종 콜리에르(Maison Caulières)’ 감귤향 어메니티에서 빛을 발한다.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기자
투숙객은 모차르트가 영감을 얻었던 바로 그 창문에서 광장을 조망할 수 있다. 객실 곳곳 숨겨진 예술 작품은 마치 모차르트 선율처럼 감성을 자극한다.
욕실에 걸려있는 로브 / 사진=권효정 기자
모차르트의 영혼이 깃든 공간이 럭셔리와 만나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투숙객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를 건너며, 모차르트의 창의성이 흐르는 공간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천재 음악가가 펜을 들었던 공간에서의 하룻밤은 특별한 영감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당신도 인생의 걸작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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