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지, 8월 하순 고랭지배추 출하 공백기 메우기 안간힘

함규원 기자 2024. 8. 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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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하순 출하될 배추가 극히 적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20∼25일이 여름배추 수급의 최대 고비처가 될 것이란 말이 돈다.

김 차장은 "강릉지역 재배면적 자체가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든 데다 날이 덥고 가물어 배추 생육이 더뎌진 측면까지 종합적으로 작용해 8월 하순 출하 물량이 급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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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생육부진 탓…수확 지연
강릉, 총생산량 8% 공급될듯
태백, 연작장해로 휴경지 늘어
조기 출하·비축량 방출해 대응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왼쪽 세번째부터)과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이 강원 강릉 안반데기 고랭지배추밭을 찾아 산지 관계자들과 배추 수급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달 하순 출하될 배추가 극히 적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20∼25일이 여름배추 수급의 최대 고비처가 될 것이란 말이 돈다. 그러나 9월 상순에 출하할 물량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석 대목 직전 김치 수요를 맞추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산지와 정부는 조기 출하를 독려하는 등 출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일 찾은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마을의 한 고랭지배추밭. 초록빛 배추들이 오와 열을 맞춰 반듯하게 늘어서 있었다. 이 지역 관계자들은 배추 생육 상태는 양호한 편이나 시기에 따른 물량 과부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릉농협(조합장 최장길)에 따르면 안반데기마을 일대는 6월10일∼7월5일 배추를 아주심기(정식) 한 데 이어 이달 20일 본격적으로 출하를 개시할 예정이다. 9월말까지 출하하는 이 지역 고랭지배추의 연간 생산량은 1만1600t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 가운데 79%가 9월에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9월 상순 예상 출하량이 44%(5100t)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중순과 하순엔 각각 25%, 10%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규현 강릉농협 차장은 “농가들이 추석 대목 직전에 출하할 수 있도록 아주심기 시기를 조절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달 하순이다. 이 시기 출하량은 전체의 8%에 불과할 것이란 게 농협 측 견해다.

김 차장은 “강릉지역 재배면적 자체가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든 데다 날이 덥고 가물어 배추 생육이 더뎌진 측면까지 종합적으로 작용해 8월 하순 출하 물량이 급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시갑 강원고랭지무배추공동출하연합회장은 “가뭄이 심하다보니 생육이 부진해 8월 중하순으로 출하 계획을 잡았다가 일정을 며칠씩 연기한다는 출하자들이 생겨난다”고 전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8∼9월 출하하는 배추의 60∼70%는 강릉산이다. 나머지는 태백 등지에서 나온다. 이한진 태백농협 상무는 “태백 매봉산 지역은 연작에 따른 병충해가 심각해 전체 재배면적의 30%가량이 휴경에 들어가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추 시세는 꿈틀대고 있다. 16일 서울 가락시장 배추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망당 1만8359원이었다. 지난해 8월 평균(1만3402원)보다는 37.0%, 평년 8월(1만4741원)보다는 24.5% 높다. 오현석 대아청과 팀장은 “정부 비축물량 방출이 진행 중인데도 산지 출하량이 워낙 적다보니 반입량이 많지 않다”면서 “폭염도 꺾이지 않아 배추값이 더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산지에선 단경기 수급불안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길택 강릉농협 과장은 “이달 20일부터 25일 사이가 배추 수급의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오공(50)망’(가로 길이가 50㎝인 망포대에 3포기를 담을 수 있는 배추 크기) 수준이면 출하하도록 농가들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원 고랭지배추 주산지협의체는 14일 긴급 서면결의를 통해 채소가격안정제 참여 농가들을 대상으로 25일까지 조기 출하 명령을 발동했다.

정부도 수급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4일 안반데기 고랭지배추밭을 찾아 생육 상태를 살폈다. 박 차관은 “물량 부족이 예상되는 8월 중하순에는 정부 비축 물량을 하루 최대 400t까지 방출하는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활용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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