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의 사투 끝, 낚싯줄에서 해방된 종달이 “이제 자유롭게 헤엄쳐볼까”
몸통 걸친 낚시줄 ‘절단’.. ‘능동 구조’ 성과
남은 낚시줄 제거.. 능동·선제적 개입 지속
지난해 11월 낚싯줄 등 폐어구가 부리부터 꼬리 끝까지 얽혀 발견됐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10개월의 긴 고통 끝에 마침내 자유를 찾았습니다.
낚싯줄에 얽히며 종달이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몸을 휘감은 낚싯줄은 부리에서 꼬리 끝까지 걸쳐져 있었고, 그로 인해 제대로 헤엄치지도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16일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프로젝트 돌핀맨, 핫핑크돌핀스)이 종달이의 몸통을 옭아매고 있던 낚싯줄을 성공적으로 절단해냈습니다.
■ 갑작스런 상태 악화.. 15일부터 긴급 구조 돌입
17일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프로젝트 돌핀맨, 핫핑크돌핀스)은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몸통에 걸려 있던 낚싯줄을 절단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구조단은 지속적으로 종달이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구조를 시도해 왔습니다.
엄마 돌고래와 함께 무리와 합류해 향상된 움직임을 보이던 남방큰돌고래 종달이는 지난 15일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양상을 보였고, 구조단이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습니다.
앞서 10일까지도 무리와 빠르게 헤엄치며 상태가 좋아보였던 종달이는, 낚싯줄 얽힘 상태가 더 심각해지면서 15일 일정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수면에 떠 있는 시간 역시 평소보다 길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낚싯줄이 몸통까지 깊이 파고들어 상황이 더 나빠진 것으로 구조단은 판단했습니다
구조단 측은 “이전보다 종달이의 등이 심각하게 굽어진 채 몸을 펴기가 더 어려워진 상태였고, 잠수도 깊이 하지 못했다”라면서 “종달이 상태를 확인한 15일, 신속히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아쿠아플라넷 제주) 소속 수의사, 아쿠아리스트들과 함께 구조에 나섰다”라고 밝혔습니다.
구조단은 해양동물치료기관과의 사전 회의를 통해 구조 선박 접근시 강하게 회피해 온 종달이의 반응을 감안해 분리형 후프넷을 통한 포획과 함께 얽혀 있는 줄의 완전제거가 어려울 , 종달이가 헤엄치는 상태에서 원격으로 낚싯줄을 끊을 수 있는 비상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 부리에서 꼬리, 몸통에 당겨져 있던 낚싯줄 절단
이미 구조단은 포획 시도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종달이와 엄마 돌고래의 강한 회피 행동 때문에 실패를 겪었습니다.
10일 포획·구조 시도가 종달이와 엄마 돌고래의 강한 회피 행동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한데 따라, 구조단과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은 재차 15~16일 종달이 구조에 돌입했습니다.
구조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해졌습니다. 곧 태풍 영향 등 악기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등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종달이의 유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데다 휴가철을 맞아 관광선박과 낚시어선, 드론 등이 몰리면서 이전보다 더 강한 회피 반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실제 15일과 16일 구조 작업 때에도 종달이 등은 구조 선박을 계속 피해다녔습니다.
구조 선박에 탑승해 가까이에서 종달이의 유영 행동과 반응을 지켜본 구조단과 구조치료기관은 분리형 후프넷을 사용한 포획 대신, 장대 칼날을 사용해 원격으로 낚싯줄을 절단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지난 1월 29일 바다에서 헤엄치는 야생 돌고래를 제지하지 않고, 얽힌 줄을 자를 수 있는 칼을 장착한 장대로 꼬리지느러미에 걸려 있던 2.5미터(m) 가량의 낚싯줄 등을 제거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달라붙은 해조류까지 196g을 떼어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구조단과 아쿠아플라넷의 홍원희 수의사 등이 구조를 진행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포획이 여의치 않을 경우 몸통에 걸려 있는 낚싯줄을 절단해 움직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후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지점에 상호 동의했습니다.
마침내 구조단은 16일 오후 4시 43분쯤 장대 칼날을 이용하여 종달이의 부리에서 꼬리까지 몸통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낚싯줄을 자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순간 종달이는 한층 자유로워진 몸으로 바다를 다시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성과는 종달이를 지속 모니터링해 온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과 구조치료기관의 전문인력 등 구조에 투입된 인력 전원이 꾸준히 해상에서 종달이를 살피면서, 긴급 조치에 나선 최선의 대응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종달이의 유영 자세는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등이 굽지 않고, 잠수 시간도 늘어나며, 바다를 빠르게 가로지르는 모습은 구조단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16일 낚싯줄 절단 성공 이후, 구조단과 구조치료기관은 오후 6시까지 종달이와 엄마 돌고래 그리고 주변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한 후 최종 구조를 종료하고 복귀했습니다.
■ 지난 1월 구조단 결성, 활동.. 10개월간 모니터링, 구조 시도
낚싯줄에 얽혀 고통 받아온 종달이가 상태가 악화되지 않고 제주 연안에서 건강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와 해양다큐멘터리팀 돌핀맨,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월 1일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을 공식 결성하고 구조 활동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11월 8일 당시 생후 6개월가량 지난 무렵 종달이가 낚싯줄 등에 얽힌 채 유영하는 모습이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앞바다에서 첫 발견된 이후, 10개월 동안 돌고래긴급구조단은 종달이 성장과 변화를 지속 관찰하며 기록했습니다.
육·해상 모니터링과 사진, 영상 기록을 통해 최적의 개입 시기를 결정하고 야생 돌고래를 구조 치료해 온 구조치료기관과 협력하며 종달이의 얽힘에 대응했습니다.
지난 6월 30일 만료된 포획채취 허가는 7월 15일 연장을 받아 8월 31일까지 포획이 가능해졌습니다. 구조단은 포획 연장 허가 요청 기간을 취득한 후에도 계속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그 결과 종달이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나아졌고 피부 병변도 거의 사라진 걸 확인했습니다.
또한 구조단의 전문 인력과 수의사가 판단할 때 종달이는 다소나마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일, 구조단과 구조치료기관은 포획을 통한 구조를 시도했지만 휴가철 접근하던 모든 선박과 드론 등에 대한 나타난 강력한 회피 반응을 구조 선박에 대해서도 나타내 포획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어 종달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구조단은 15, 16일에 걸친 이틀에 걸쳐 구조를 시도했고 마침내 16일 종달이의 몸통을 옭아매 온 낚싯줄 절단에 성공했습니다.
■ ‘능동 구조’ 도입 첫 사례.. “부리, 몸통 남은 줄 없애야”
몸에 걸린 낚싯줄로 인해 몸을 구부린채 지내던 종달이는, 줄이 사라지며 엄마 남방큰돌고래와 함께 한층 더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부리와 꼬리 부분에 낚싯줄과 낚싯바늘이 남아있어, 앞으로 구조단은 종달이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 및 관계자들과 협의해 사후 필요 조치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구조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능동 구조’ 방식이 도입된 사례로, 해양동물의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개입해 구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뤄져 온 해양동물 구조사례는 대부분 운동능력을 상실한 채 해안가로 떠밀려왔거나 좌초된 개체를 구조하거나 치료하는 것에 그쳐온 탓입니다.
앞으로도 구조단은 종달이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남아 있는 낚싯줄 제거와 같은 추가 조치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구조단 관계자는 “매년 제주 바다에서 해양쓰레기와 폐어구에 걸려 죽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동물의 사례들을 목격하고 있다”라면서 “바다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와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며 장기간 구조 활동을 이어온 만큼, 앞으로 현장에서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개입과 구조를 통해 낚싯줄과 폐어구에 의한 해양동물 얽힘 피해를 지속 줄여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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