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한 번뿐인 인생, 좀 다르게 살아보면 어떨까 [여책저책]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4. 8. 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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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는 목록이란 뜻인데요. 언론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보니 이제 어색하지 않습니다. 점차 이 정도는 꼭 봐야 한다, 먹어야 한다 등의 최정점의 의미를 대체하고 있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여행을 떠나는 데 있어 자주 쓰입니다.

버킷리스트 단골 여행지인 스위스 / 사진 = 픽사베이
여책저책에서 만나볼 두 저자는 세계여행을 경험한 분들입니다. 대개 세계여행 자체를 버킷 리스트로 꼽는 이들이 많은데요. 바로 그 소원을 이미 이룬 두 분입니다. 과연 이 작가도 죽기 전에 라는 시리즈 느낌으로 짐을 꾸렸을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요. 이들의 진짜 여행기를 담은 책을 먼저 소개합니다.
​하루 한 장 여행일기2
이지은 | 불휘미디어
사진 = 불휘미디어
“한 번밖에 없는 인생,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해질 수는 없을까.” 저자가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 스스로에게 되물은 질문이다. 이지은 작가는 10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남편과 함께 여행 준비만 2년, 총 4년간의 세계여행길에 올랐다. 한국으로 돌아와 여행을 통해 깨달은 점과 여행 중 겪은 일을 책으로 엮었다. 2019년이 첫 책, 그리고 올해 2번째 책을 출간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멕시코부터 지구촌 축제 브라질 월드컵 현장, 볼리비아에서 만난 택시강도와의 일전, 칠레 버스터미널에서 우여곡절 끝에 찾은 가방 이야기 등 작가는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를 일기와 사진으로 담아냈다. 이밖에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페루, 에콰도르, 쿠바, 콜롬비아, 남극에서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사진 = 불휘미디어
책은 여행지의 설렘을 넘어 그곳의 역사와 현지인의 일상을 함께 하며 단순한 여행을 벗어난 그 속에 동화된 현지인이 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잠깐 스쳐 가는 인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과 만남, 그리고 우정을 보여주며 작가의 폭넓은 사고와 유연한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화여대 교육철학 박사이자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의 이미선 수녀는 “이 책은 여행 중 체험한 사람들, 문화들, 자연 등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듯 그 풍요로움을 가져다 준다”고 했고, 우상은 미 퍼듀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지은 작가의 글은 남다른 유쾌함과 반짝임이 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고 후기를 밝혔다.

사진 = 불휘미디어
타인의 일기는 언제나 재밌다. 그런데 그 일기가 평범한 일상이 아닌, 색다르고 새로운 곳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사진까지 곁들여진 일기라면 놀랍도록 재밌을 것이다. 하루 한 장 여행 일기는 지나가는 시간 속 잠깐의 여유와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난 신선한 즐거움을 만끽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노플라잇 세계여행
조진서 | 리토스 출판사
사진 = 리토스 출판사
이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결정적 순간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가 당시 영국 옥스퍼드대로 유학가면서 중국~파키스탄을 육로로 여행하게 되는데 무심코 도전했던 당시 경험이 평생 한반도에서만 살아온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조진서 작가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라는 행성을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도 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졌다.

​2022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를 자동차로 여행했다. 두 번의 장거리 육로여행을 노플라잇(no flight) 세계여행이라는 도전으로 이어준 건 대서양 횡단 크루즈였다. 직장생활에 지치고 건강에도 이상이 온다 싶었던 2023년 가을, ‘비행기를 타지 않는 여행’을 다시 떠올리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크루즈 노선을 찾았다.

사진 = 리토스 출판사
조 작가는 가는 곳마다 역사와 문명을 곱씹었다. 중국 항저우에서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으며 서호를 둘러봤고,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흥망성쇠를 떠올렸다. 미국 횡단에 나서면서는 루이스와 클락 탐험대의 서부개척 루트를 따라가는 식이다.

​체력의 한계도 시험했다.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서 러시아 볼고그라드 구간은 난방이 고장나 얼어 죽을 것 같은 기차로 51시간이나 걸려 이동했고, 중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33시간짜리 장거리 기차를 탔다.

사진 = 리토스 출판사
​저자는 이런 고된 듯 기이한 경험을 고스란히 책에 옮겼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젊은 세대가 좀 더 노플라잇 여행을 즐겼으면 한다고 권했다. 그는 “인생관이 바뀔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도 노플라잇 여행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단 한 번에 사원에서 CEO로 승진하거나 단 한 순간에 무일푼에서 부자로 점프할 순 없고, 한번에 20세에서 40세로 나이 들지도 않는다. 때론 멀리 돌아가거나 어렵게 차근차근 한 발씩 나아가지 않나”라며 거침없는 도전을 바랐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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