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많은 태군이와" ML 36승 라우어, 삼성에 맞고 LG에 분풀이할까…감독은 포수를 바꿨다

신원철 기자 2024. 8. 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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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라우어 ⓒKIA 타이거즈
▲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정재훈 코치가 2회초에 홈런 허용에 이어 실점한 선발투수 라우어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한국 야구는 미국 야구와 다른 점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구종도 본인이 선택하기 보다 포수의 요구대로 던지는 것도 나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는 훨씬 경험 많은 태군이와 (배터리를)시켜본다."

KIA 이범호 감독이 17일 잠실 LG전에서 에릭 라우어에게 김태군을 붙인다.

KIA 타이거즈가 포스트시즌까지 대비해 영입한 '우승 승부수' 라우어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지난 11일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3⅓이닝 만에 홈런 2개 포함 안타 7개와 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주고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인 만큼 기대하는 면이 있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나는 고생했다, 잘 던졌고 첫 등판이니 (결과)신경쓰지 말고 다음 경기 천천히 준비하면 될 거라고 얘기했다. 나머지는 전력분석팀, 투수코치, 배터리코치 쪽에서 얘기했을 거다. 본인이 경험을 해봐야 한다. 타자를 상대해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오늘 잘 던질 수도 못 던질 수도 있겠지만 남은 시즌도 중요하다. 이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또 "구속은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미국에서 던지던 스타일이 있고, 또 한국 야구는 미국 야구와 다른 점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구종도 본인이 선택하기 보다 포수의 요구대로 던지는 것도 나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는 훨씬 경험 많은 태군이와 (배터리를)시켜본다"고 밝혔다.

▲에릭 라우어 ⓒKIA 타이거즈

라우어는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인 지난해 오른손타자 상대 피OPS가 1.083에 달했다. 반면 왼손투수를 만났을 때는 0.540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는 오른손타자에게 0.838, 왼손타자에게 0.802의 피OPS를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11일 삼성전에서는 강민호와 박병호 두 오른손타자에게 홈런을 맞고 3⅓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다.

LG는 좌타자 위주의 기존 주전 라인업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명타자로 송찬의가 선발 출전하지만 라인업 전반을 봤을 때 오른손타자는 오스틴 딘과 박동원, 송찬의까지 3명 뿐이다.

#17일 잠실 LG전 선발 라인업

박찬호(유격수)-이창진(좌익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이우성(지명타자)-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 선발투수 에릭 라우어

▲ 김도현 ⓒ곽혜미 기자

- 김도현이 5이닝을 못 채웠는데 경기 후 칭찬했다(4⅓이닝 1실점).

"5이닝은 나 때문에 못 채웠다. 충분히 채울 수 있는 투구 수였다. 그때 판단한 이유는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볼이 많아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위 자체만 봤을 때는 너무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LG를 상대로 잠실구장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정도 능력치를 보여줬다면 앞으로 훨씬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거라고 생각한다. 어제(16일) 80구까지도 시속 150㎞를 넘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 좋은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경기의 중요성 때문에 일찍 교체한 면도 있나.

"그렇다. 전날(15일 키움전) 불펜 필승조를 기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기훈 장현식 곽도규 전상현 정해영 이런 식으로 딱딱 가려고 했었다. (두 번째 투수)기훈이가 왼손인데도 체인지업을 잘 던지니까 오스틴에게 붙이려고 했다. 그런데 혹시 김도현이 신민재에게 볼넷이라도 내주고 1, 2루에서 오스틴을 상대하면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그냥 한 명 더 빨리 내보냈다. 그 이닝에 1점을 주기는 했지만 거기서 김기훈을 쓰고 필승조를 아낀 덕분에 7~9회를 운영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 역전 과정에서 어떤 구종을 노리라고 사인이 있었나.

"선수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영찬이라는 선수의 공을 쳐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쳐봤다. 어떤 궤적으로 공이 와서 스트라이크가 되는지 선수 본인이 제일 잘 안다. 그런 면에서 뭔가 자꾸 주문하면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깔끔하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뭘 노리라는 말은 안 하려고 한다."

- 중요한 경기를 잡아서 면도를 한 것인지.

"그건 아니고 입술에 난 게 있어서. 안 그래도 복잡한 심정을 정리하고 깔끔한 마음으로 경기하려고 해서 깎았다. 수염도 별로 안 난다. 아무리 길러도 잘 안 난다."

- LG에 강했던 최원준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는데.

"원준이가 (18일 등판 예정인)디트릭 엔스 공을 더 잘쳤다. 내일은 최원준을 낼 거고, 오늘은 손주영 상대로 오른손타자가 더 확률이 높지 않겠나 싶어서 고민하다 최원준을 뒤에 내기로 했다."

▲ 16일 잠실 LG전에서 이범호 감독. 이범호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면도를 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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