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풍경’에서 보는 ‘닮은 삶’

곽노필 기자 2024. 8. 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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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마을은 누구에게는 고향이고 누구에게는 여행지다.

누구에게는 머무는 곳이고 누구에게는 지나가는 곳이다.

태어나서 중학교를 졸업하기까지 16년 동안 구례에서 살던 작가는 여러 곳을 떠돌다 다시 구례로 돌아왔다.

화가는 "낯선 곳에 발을 디딘 나를 위로해준 고마운 자연과 정다운 이웃들을 오래 잊지 않도록 그림으로 붙잡아두고 싶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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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엔 다른 꽃이 필까
현윤애 그림, 박수현 글 l 르네상스 l 1만7000원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마을은 누구에게는 고향이고 누구에게는 여행지다. 누구에게는 머무는 곳이고 누구에게는 지나가는 곳이다. 누구에게는 일상이고 누구에게는 낯선 경험이다. 같은 장소라도 사람에 따라 그 장소가 주는 의미는 이렇게 다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어우러져 전남 구례의 한 마을을 그림 에세이로 담아냈다. 한 사람은 화가, 또 한 사람은 작가다. 화가는 태어나 쉰이 넘도록 살던 서울을 떠나 생면부지의 구례로 왔다. 태어나서 중학교를 졸업하기까지 16년 동안 구례에서 살던 작가는 여러 곳을 떠돌다 다시 구례로 돌아왔다.

여행자의 마음으로 왔다가 10여년을 머물고 있는 화가는 자신의 눈에 비친 구례의 일상을 세밀한 그림으로 묘사했다. 화가는 “낯선 곳에 발을 디딘 나를 위로해준 고마운 자연과 정다운 이웃들을 오래 잊지 않도록 그림으로 붙잡아두고 싶었다”고 말한다.

어릴적 구례의 추억이 생생한 작가에게 그림 속 풍경은 익숙하면서 새롭고, 낯설지만 다정했다. 작가는 “내가 한사코 벗어나려 애쓰던 곳을 먼 데서 온 어떤 이가 아끼는 마음으로 매만지며 다니니 신기하고 고마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작가는 어릴적 무심코 지나쳤던 골목과 집과 사람들을 오롯이 살려낸 그 그림을 우리네 삶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그림 에세이의 무대는 남도의 한 낯선 마을이지만, 무대 위의 소품들과 그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낯설지 않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추억 여행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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