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1 역사 2위' 이강인 2분 벼락골, 독이었나...엔리케 감독 "팀이 풀어지고 템포 느려졌다" 쓴소리

[OSEN=고성환 기자] 이강인(21, 파리 생제르맹)이 프랑스 리그1 2024-2025시즌 개막을 알리는 축포를 쐈다. 리그 1 역사상 두 번째로 빨리 나온 리그 1호 득점이었다.

PSG는 17일(한국시간) 프랑스 르아브르 스타 드 오세안에서 열린 2024-2025 리그1 1라운드에서 르아브르를 4-1로 대파했다. 

새로운 PSG의 첫 무대였다. PSG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보내면서 강제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공격수를 데려오진 못했지만, 주앙 네베스, 윌리안 파초를 영입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여기에 데지레 두에 영입도 임박한 상황이다.

이강인도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됐지만, 개막전부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이브라힘 음바예-곤살로 하무스-마르코 아센시오, 워렌자이르에메리-비티냐-이강인, 요랑 자구에-베랄두-파초-아슈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먼저 출격했다.

이날 이강인은 아센시오와 우측면을 책임지면서 전방과 중원을 오갔다. 경기 시작 2분 4초 만에 그의 발끝이 폭발했다. 이강인은 우측면에서 하무스의 패스를 받은 뒤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을 꿰뚫었다.

엔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이강인의 시원한 득점포. 그뿐만 아니라 2024-2025시즌 리그1 1호 득점이었다. 스포츠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강인의 골은 리그1 개막전에서 두 번째로 빨리 나온 골이다. 이강인의 득점은 2분 4초로 공식 기록되면서 지난 2009-2010시즌 마마두 니앙(1분 42초)에 이어 전체 2위에 자리했다.

다만 PSG는 이강인의 벼락 같은 선제골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정적인 기회를 연달아 놓쳤고, 랑달 콜로 무아니의 헤더가 골대를 때리는 불운도 따랐다. 게다가 PSG는 후반 3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강인이 다시 한번 골문을 겨냥했다. 그는 후반 16분 박스 왼쪽에서 유려한 발기술로 수비를 따돌린 뒤 대포알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26분 이강인과 아센시오를 빼고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PSG가 경기 막판 화력쇼를 펼쳤다. 후반 40분 네베스가 올린 크로스를 뎀벨레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다시 앞서 나가는 골을 넣었다. 1분 뒤엔 바르콜라가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쳐낸 뒤 멋진 감아차기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43분 역습 공격에서 콜로 무아니가 박스 안에서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는 직접 키커로 나서서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엔리케 감독의 노림수가 맞아떨어진 셈. 경기는 그대로 PSG의 4-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강인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그는 71분을 뛰면서 1골, 패스 성공률 96%(46/48), 기회 창출 1회, 롱패스 성공률 100%(2/2)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8.1점으로 선발 11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와 '르 파리지앵'도 이강인에게 6.5점을 매기면서 비티냐(7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영국 'BBC' 역시 "이강인이 리그1 개막전에서 (PSG에) 이상적인 출발을 선사했다"라며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을 기록했다"라고 칭찬했다.

다만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이강인의 빠른 첫 골 이후 팀이 풀어졌다고 지적했다. 득점이 너무 빨리 나온 탓인지 오히려 흔들리고 말았다는 것.

엔리케 감독은 "전혀 쉽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침착하게 시작했다. 매우 빨리 골을 넣었고, 우리를 너무 편안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는 약간 고생을 겪었다"라며 "후반엔 확실한 기회가 더 많았다. 경기를 끝내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어려웠다"라고 쓴소리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분명히 강점을 발휘하려 노력하는 팀이다. 경기 마지막에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친 게 사실이다. 우리 팀에는 중요한 선수들이 몇몇 있다. 원정은 언제나 어렵다. 복잡했으나 오늘 다시 해냈다"라고 덧붙였다.

엔리케 감독은 'DAZN'과 인터뷰에서도 "이상한 느낌이 든다. 경쟁할 수 있는 리듬이 없었다. 첫 골을 아주 빨리 넣었기 때문에 경기가 다소 느려졌다. 이런 잘못된 리듬으로 경기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더 강렬하게 뛰어야 했다. 하지만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파리 생제르맹, 리그1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