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하러 온 건지 운동하러 온 건지”… 김연경 발언 재조명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이 7년간 대표팀 빨래와 청소를 도맡았다며 구습(舊習)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배구선수 김연경(36)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연경은 작년 5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막내 생활에 대해 “선배들도 많았고 규율이 심할 때여서 그때 좀 많이 고생한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진행자인 유재석이 “그 당시에 선배들은 세탁기를 쓰고 막내들은 손빨래했다고?”라며 되묻자 “이건 선배들이 시킨 게 아니라 팀 자체 규율이 있다. 전해져 내려오는 그런 느낌이다”고 답했다.
유재석은 “이걸 1~2년 정도 하다가 김연경 선수가 ‘내가 지금 빨래하러 온 건지 운동하러 온 건지 모르겠다’며 한 마디로 들이받았다고”고 하자, 그는 “배구하러 왔는데 배구 보다 빨래하고 청소하는 시간을 더 많이 쓰니까”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청소하고 그때는 빨래를 다 같이 모아서 후배들이 하는 시스템이었다. 빨래도 산더미처럼 많았다”고 했다. 이어 “아침 식사 전에는 청소도 해야 했다. 그래서 늦잠 자면 혼나기도 했다”며 “늦잠 안 잔 척 뒤에서부터 쓸고 온 척하기도 했다. 근데 걸려서 혼도 났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연봉 협상 때 청소에 대한 불만을 전했고, 이후 상황이 개선돼 선수들이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앞서 안세영 부모는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온전히 재활과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개선 사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교 3학년인 2017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안세영은 7년 동안 막내로서 일부 대표팀 선배들의 방청소와 빨래를 대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켓 줄을 대신 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용을 전달 받은 대표팀 코치진은 당장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며 답변했다고 한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배드민턴협회의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대표팀에서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배드민턴 대표팀 김학균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해 1시간15분가량 조사에 응했다. 협회는 다음 회의 때 안세영과 직접 면담할 계획이다.
안세영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원했다”며 “현실에서 맞닥뜨린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며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펼치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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