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방지법’ 발의한 의원들에 비판 쇄도…"선거 때 보자"

안경준 2024. 8. 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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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가수의 극성 팬덤 문화가 정치권까지 위협하는 모양새다.

최근 음주운전 처벌 회피를 막기 위한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이 잇따라 발의되자 김호중(32)의 일부 팬들이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나 의원 블로그에 댓글을 통해 법안 반대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블로그에 "일명 '김호중 방지법'을 발의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자 법안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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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가수의 극성 팬덤 문화가 정치권까지 위협하는 모양새다. 최근 음주운전 처벌 회피를 막기 위한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이 잇따라 발의되자 김호중(32)의 일부 팬들이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나 의원 블로그에 댓글을 통해 법안 반대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5월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경찰의 음주 측정을 피하기 위해 도주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이를 운전면허 취소, 정지할 수 있는 사유로 추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음주 측정을 속일 목적으로 일부러 추가 음주를 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해당 법안을 소개하는 박 의원의 블로그 글에는 17일 오후 기준 1350개의 댓글이 달렸다. 박 의원의 다른 의정 활동 글에는 대부분 댓글이 없거나 한두개 달린 것과 대조적이다. 김호중의 팬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가수 이름 내려라”, “법안에 반대한다”, “음주운전이 어제 오늘 일이냐”, “본인 의원을 알리기 위한 개정안”는 댓글을 남겼다.

관련 법을 발의한 정치인에 대한 댓글 테러는 정당을 가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블로그에 “일명 ‘김호중 방지법’을 발의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자 법안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쏟아졌다. 신 의원은 지난 6월 음주단속 전 의도적인 추가음주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징역 5년 형에 처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 발의를 소개하는 해당 게시글에는 “법안에 반대한다”, “발의할 법이 없냐”, “절대로 통과 되지도 않고 웃음거리만 제공할 것”, “자녀 분이 그랬대도 이 시점에 이렇게 하겠느냐”이라는 격한 반응이 나타났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지난달 24일 블로그에 올린 “도로교통법 개정안 발의 [2024-07-24]” 게시글에 달린 댓글 반응. 박 의원 블로그 캡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도 반발 의견이 이어졌다. 박 의원의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입법예고 등록 의견에는 17일 오후 기준 61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주로 법안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유사한 취지로 대표 발의한 법안에도 반대 의견이 대다수인 글이 2000개가 넘게 게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입법예고 의견목록. 국회의안정보시스템 캡처
앞서 지난 5월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자 처벌을 피하고자 우선 달아난 후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음주측정이 이뤄지지 않아 음주운전 정황이 있었음에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확실치 않아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호중 사건을 계기로 최근 음주운전 현장에서 ‘김호중 따라 하기’가 속출하자 정치권에선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해당 법안들에 ‘김호중 방지법’이라는 이름이 붙자 김호중의 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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