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의 나락, 미치도록 궁금해진 진실('백설공주에게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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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살인자가 됐다.
그것도 친구 둘을 살해한 살인자.
MBC 새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은 지독한 비극 속에 놓인 정우(변요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백설공주에게>
결국 이 일은 정우가 스스로도 살기 위해 자신을 살인자라고 받아들이며 회피해왔던 진실을 마주하게 만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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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 어느 날 갑자기 살인자가 됐다. 그것도 친구 둘을 살해한 살인자. 엄마도 "네가 죽였냐?"고 묻는 상황, 그에게는 그날의 기억이 없다. 술을 마시고 깨어보니 살인자가 되어 있었던 것. 그리고 10년 형을 받고 감옥에서 지독한 괴롭힘을 당했다. 10년 동안 엄마는 단 한 번도 면회를 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렇게 10년이 지나 출소했지만 고향에 그를 반기는 이는 친구 몇몇 뿐, 심지어 엄마도 떠나라 한다.
MBC 새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은 지독한 비극 속에 놓인 정우(변요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Black Out'이라 덧붙여진 부제처럼 기억이 사라진 정우가 10년 전 벌어졌던 그 사건을 하나하나 역추적해가는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건 다름 아닌 정우에게 갑자기 닥친 지독한 불행이다. 명문대 의대에 합격해 꽃길만 가득할 것 같았던 모범생이 하루 아침에 살인자가 되다니.
그 불행은 본인만 감옥 생활을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의 엄마 정금희(김미경)는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을 팔고 그곳에서 주방일을 굳이 돕겠다며 살아간다. 시신조차 찾지 못한 피해자 가족들이 찾아와 그를 멸시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감당해야할 엄마로서의 당연한 일로서 받아들인다. 아들에게는 그곳을 떠나 새 삶을 살라고 하면서도 그렇게 자신이 대신 용서를 빌며 살려 한다.
그런데 그 엄마가 육교에서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 밀쳐진 거라는 걸 알게 된 정우는 분노한다. 그들을 탐탁찮게 여기는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 저지른 일이라는 건, 정우에게 벌어진 비극이 수감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어도 끝나지 않을 것이고, 또 자신의 비극에서 멈춰질 일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결국 이 일은 정우가 스스로도 살기 위해 자신을 살인자라고 받아들이며 회피해왔던 진실을 마주하게 만들지 않을까.
독일의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끝까지 진범이 누구인가를 두고 벌이는 치열한 추적극이 압권인 작품이다. 만일 이것이 누명이고 그래서 한 사람이 겪은 억울한 비극이라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청자들은 바로 그 지점에서 정우의 아픔을 공감하며 드라마에 빠져들게 된다.
독일 원작이지만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 이 드라마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한국적인 정서로 리메이크되었다. 정우의 고향인 무천이라는 지방 소도시의 풍경은 토속적인 한국의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그곳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가 보여주는 죄책감과 모성애가 겹쳐진 감정들이나, 출소 후에도 유일하게 반갑게 정우를 맞아주는 친구들의 모습, 나아가 평소에는 평범한 소시민 느낌의 형사지만 연인이 죽은 상처 때문에 악당들 앞에서는 광기를 드러내는 노상철(고준)의 모습도 어딘가 한국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과연 진범은 누구이고 진실은 무엇일까. 정우의 주변 인물들 하나하나가 의심스러워진다. 마침 자폐를 앓고 있는 현구탁(권해효)의 아들 현수오(이가섭)가 정우에게 그려 준 그림은 10년 전 사건의 현장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비극의 끝자락에 서 있는 정우는 이 억울한 누명이 만들어낸 길고 긴 나락을 멈춰 세울 수 있을까. 그의 고통이 깊어질수록 진실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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