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때리고 응급실서 간호사도 폭행한 50대 집행유예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의 모습. /뉴스1

술에 취한 채 택시기사를 때리고 이후 교통사고를 당해 실려간 응급실에서 간호사를 폭행한 5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한옥형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김모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 22일 오후 6시쯤 자신이 타고 있던 택시의 기사인 70대 정모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술에 취해 정씨에게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이후 정씨에게 “이 XX야 너 죽을래?”라고 욕설을 뱉고는 그의 턱과 얼굴을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날 교통사고를 당해 서울 금천구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후 간호사를 폭행하는 등 소란을 일으킨 혐의도 받는다. 이날 오후 10시쯤 검사와 진료를 받던 김씨는 정맥주사 바늘을 뜯어냈고, 이를 지혈하려던 간호사에 “칼 어딨느냐. 이 XX들 죽인다”라며 얼굴 왼쪽을 가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 대상 및 태양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고 당시 상황을 볼 때 보다 큰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며 “폭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과 합의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벌금형을 초과해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