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차기 사무총장의 ‘오른팔’은 동유럽 출신 여성?

김태훈 2024. 8. 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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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 교체가 임박한 가운데 동유럽 회원국 출신 여성이 나토 고위직을 맡으리란 전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서유럽 네덜란드 국적의 남성이 나토 새 사무총장에 내정된 만큼 '2인자' 사무차장은 동유럽 여성한테 맡겨 지역 및 성별 안배를 꾀할 것이란 뜻이다.

나토 최대 주주에 해당하는 미국은 전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다음 나토 사무총장은 여성이 맡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취지의 제안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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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사무차장 후보로 여성 2명 유력 거론
北마케도니아 나토 가입 성사시킨 셰케린스카
불가리아 대표해 EU 집행위원 지낸 가브리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 교체가 임박한 가운데 동유럽 회원국 출신 여성이 나토 고위직을 맡으리란 전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서유럽 네덜란드 국적의 남성이 나토 새 사무총장에 내정된 만큼 ‘2인자’ 사무차장은 동유럽 여성한테 맡겨 지역 및 성별 안배를 꾀할 것이란 뜻이다.

15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내정자는 오는 10월2일 취임을 앞두고 요즘 함께 일할 사무차장 적임자 물색에 여념이 없다. 사무차장은 사무총장이 질병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나토 회원국 32개국 대사들의 긴급 회의를 주재하는 등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후 나토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서도 사무차장의 역할이 제법 크다는 후문이다. 한마디로 사무총장의 ‘오른팔’에 해당한다는 것이 나토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나토의 차기 사무차장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라드밀라 셰케린스카 북마케도니아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마리야 가브리엘 불가리아 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위키피디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의 기류는 ‘동유럽 출신 여성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나토 최대 주주에 해당하는 미국은 전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다음 나토 사무총장은 여성이 맡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취지의 제안을 해왔다. 뤼터 사무총장 내정자가 남성인 만큼 여성을 배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 뤼터 내정자는 네덜란드 총리 시절 나토 수장 자리를 놓고 루마니아의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이겼다. 동유럽 회원국들을 챙기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나토 안팎에선 라드밀라 셰케린스카 북마케도니아 전 국방부 장관과 마리야 가브리엘 불가리아 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의 이름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발칸 반도의 작은 나라 북마케도니아는 2020년 나토의 30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1991년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후 약 30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당시 북마케도니아의 국방장관으로서 나토 가입을 성사시킨 주역이 바로 셰케린스카다. 그는 열렬한 친(親)서방주의자인 동시에 러시아 그리고 서방과 러시아가 충돌하는 발칸 반도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브리엘은 과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을 지내 서유럽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불가리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전쟁 전부터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불가리아는 EU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지만 러시아와의 교역에 대한 미련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브리엘이 나토 고위직을 맡으면 불가리아가 러시아 쪽으로 기우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내정자. 2010년부터 14년 가까이 네덜란드 총리를 지내고 최근 물러난 그는 오는 10월2일 나토 사무총장에 취임한다. AFP연합뉴스
여성 외에 남성 후보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외교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각료이지만 얼마 전까지 라트비아 총리를 지낸 정상급 인물이다. 그는 앞서 차기 나토 사무총장 도전 의사를 밝혔다가 다른 회원국들의 호응이 시원치 않자 포기한 바 있다. 군대 규모 등 군사적 측면에서 나토 내 비중이 큰 주요 회원국 폴란드와 튀르키예도 자국 출신 인사를 나토 고위직에 진출시키는 데 관심이 있으나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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