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G 13실점, KIA만 만나면 터지는 ‘공포의 마지막 이닝’···LG, 가을야구 가도 문제다

김은진 기자 2024. 8. 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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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영찬. 연합뉴스



LG가 또 KIA에 마지막 이닝에 승부를 내줬다. 마무리 유영찬의 KIA전 약세는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LG의 점점 더 큰 숙제가 되고 있다.

LG는 지난 16일 잠실 KIA전에서 2-0으로 앞서다 9회초 3점을 내주고 2-3으로 역전패 했다. 세이브를 위해 유영찬이 등판했으나 선두타자 최원준을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김도영에게 적시 2루타, 나성범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고 패전했다.

LG는 올시즌 KIA에 3승10패밖에 하지 못했다. KIA는 LG와 13경기를 치르면서 마지막 공격이닝에만 13점을 뽑았다. 이기든 지든 마지막 이닝까지 LG 불펜을 철저하게 공략해 승률을 높였다.

LG가 KIA에 당한 10패 중 5패가 7회 이후 실점에서 비롯됐다. KIA는 이 5승 중 4승을 마지막 공격 이닝 득점으로 거둬들였다. 그 4경기 중 3경기에는 LG 마무리 유영찬이 등판했다. 모두 유영찬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경기다. 올시즌 유영찬의 블론세이브가 5개인데 그 중 3개가 KIA전에서 나왔다.

올해 처음 마무리를 맡은 유영찬은 21세이브로 리그 전체 마무리 중 세이브 3위를 달리며 LG의 불펜 위기 속에서 연착륙했다. 그러나 KIA전 성적은 매우 안 좋다. 6경기에서 6.2이닝을 던져 6실점, 3세이브를 했지만 2패를 안았다. 평균자책은 8.10으로 9개 구단 상대 중 가장 안 좋다.

KIA 나성범이 지난 16일 잠실 LG전에서 9회초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달리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해 우승한 LG는 올해 예상치 못한 전력 변화가 많아 마운드 전력이 뚝 떨어진 채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특히 최강을 달렸던 불펜 위력이 떨어졌다. 평균자책(5.00·4위)과 별도로 확실하게 믿을만한 필승조 자원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마무리 유영찬이 거의 유일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유영찬이 반드시 강해야 할 상대 KIA에 유난히 약세를 보인다.

유영찬은 시즌 극초반이었던 4월10일 광주에서 4-3으로 앞서던 8회말 KIA 상대 처음 등판해 2사후 3연속 안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한 직후 2사 2·3루에서 김도영을 상대하다 볼카운트 3B-1S에서 보크로 결승점을 내주고 올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그 뒤 KIA와 상대할 때면 위태로운 모습을 자주 노출한다.

마무리의 특정 팀 상대, 특히 1위 팀 상대 약세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LG의 치명적인 약점이 돼 가고 있다. 2위권을 유지하면서도 1위에 3승10패로 압도당하게 된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 마무리 유영찬이 16일 잠실 KIA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LG는 지난해 선발의 약점을 타격과 불펜으로 채워 우승했다. 특히 절대적으로 선발 약세였던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의 힘을 앞세워 우승했다. 그 중심에 당시 중간계투였던 유영찬이 있었다.

올해 마무리 첫 시즌을 보내면서도 잘 적응한 유영찬은 LG의 가을야구 승부 핵심 투수다. LG가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은 KIA다. KIA를 가을야구에서 만나게 될 경우, 단기전에서는 시즌 상대 전적이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 싸움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전이기에 더욱, 마무리가 상대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승부하기 어렵다.

17일 경기를 포함해 LG-KIA의 정규시즌 맞대결은 3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가을야구에 가기 전 남은 시즌, LG 마무리 유영찬이 KIA를 극복해낼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LG에게는 큰 숙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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