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KIA가 1등인가' 기적의 역전포 직후→로커룸에서 마주친 41세 부상 베테랑... 그리고 14살이나 어린 후배 극찬까지
KIA 나성범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9회초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나성범의 홈런과 함께 KIA는 3-2 역전승에 성공, 66승 46패 2무로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더불어 2위 LG와 승차를 종전 4경기에서 5경기 차로 더욱 벌렸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KIA가 0-2로 뒤진 채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상황. 그리고 9회초. 클로저 유영찬이 등장했는데, KIA는 선두타자 최원준이 끈질긴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도영이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경기 내내 눌려 있었던 3루 쪽 KIA 팬들이 폭발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이번에는 나성범이 극적인 역전 우월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잠실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나성범이 KIA 타이거즈 팬들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한 순간이었다.
사실 나성범은 올 시즌 쉽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4월 28일에 올 시즌 자신의 첫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후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했다. 올 시즌 8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9(312타수 87안타) 16홈런, 2루타 16개, 3루타 1개, 67타점 39득점 34볼넷 83탈삼진 장타율 0.490, 출루율 0.345, OPS(출루율+장타율) 0.835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0.304.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나성범은 먼저 홈런 상황에 대해 "저도 치고 나서 어떻게 쳤는지 기억을 못 할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났던 것 같다. 소크라테스가 아웃되는 바람에, 제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상대 내야가 전진 수비를 펼친 상황이라 외야로 멀리 보내야겠다는 편한 마음을 갖고 타석에 들어갔다"면서 "유영찬 선수의 속구가 워낙 좋다. 초구에는 파울이 나와 좀 늦었다. 그래서 타이밍을 더 빨리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KIA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 바로 지난 16일 최연소 30(홈런)-30(도루) 대기록을 달성한 김도영의 활약이다. '대타자' 나성범은 그런 김도영의 활약을 같은 팀 동료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나성범은 "일단 대단하다. 어린 나이에 그런 기록을 세웠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꿈꿔보는 그런 기록을 가장 빨리 달성했다는 게 참 대단한 것 같다. 보니까 저와 14살 차이가 나더라. 그런데 타격하는 모습을 보면, 물론 (도영이가) 예전에 안 좋았던 부분도 있긴 했지만, 이제는 제가 배워야 할 정도의 엄청 좋아진 타격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저는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나이 불문하고 직접 가서 물어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올 시즌 끝나면 (김)도영이한테 한 번 물어볼까 한다"고 웃으며 후배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나성범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도영이의 장점을 뺏는다기보다,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움이 된다면 도움을 받겠다. 그냥 잘하는 선수가 저희 팀에 많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강팀이라 생각한다. 김도영 같은 선수가 많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도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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