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때문에...가자지구서 25년만에 10개월 유아 ‘소아마비’ 발병

가자지구서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을 투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보건 시스템이 붕괴한 가자지구에서 25년 만에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10개월 된 아기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사들이 아기의 소아마비 증상을 의심한 후 아기의 대변을 요르단의 연구소로 보내 확진을 받았다는 것이 보건부의 설명이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는 지난 25년간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월 가자지구 채취한 하수 샘플에서 2형 변이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발견했고, 감염병 확산 위험을 경고해왔다. 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10세 미만을 대상으로 경구용 소아마비 신약 백신을 투여하는 접종 계획을 수립하면서 어린이가 안전하게 의료시설에 오거나 지역사회 복지 관계자들이 방문 접종을 하기 위해서는 전투 중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하수와 대부분 오염된 물을 통해 퍼지며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5세 미만 어린이가 걸리지만 성인도 감염될 수 있으며, 영구적인 근육 쇠약, 마비 등의 증상이 뒤따른다. 소아마비는 전 세계적인 예방접종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라졌으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아직도 환자가 나온다.

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