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시원한 맥주인데 밖은 덥고…” 홈술로 생맥 즐기는 방법[동아리]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2024. 8. 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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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은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세계 맥주 애호가들은 매년 8월 첫째 주 금요일을 ‘세계 맥주의 날(International Beer Day)’로 정하고 기념할 정도. 말 그대로 ‘여름은 맥주의 계절’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6~8월 맥주 판매량이 겨울 등 계절보다 20~30%가량 높아지는 걸로 보고 있다.

특히 차가운 얼음잔에 담겨 나오는 생맥주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격이다. 고된 하루를 마친 후 생맥주 한 잔을 벌컥벌컥 마시면 더위와 갈증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최근 가마솥 더위와 소나기가 오락가락하는 ‘도깨비 날씨’ 탓에 외출을 꺼리는 이들도 생맥주의 매력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생맥주는 ‘生’이 아니다?… 같은 맥주인데 왜 다를까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 맥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사실 현재 생맥주는 이름만 생(生)맥주인 일반 맥주다. 병맥주, 캔맥주와 똑같은 맥주라는 의미다. 과거에는 맥주의 병입과정에서 열처리 살균을 하지 않고 생산해 효모 등이 살아있는 맥주를 생맥주라 했다. 하지만 현재는 양조기술이 발달하면서 제균 여과방식인 비열처리 맥주를 생산하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술집에서 마시는 생맥주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생맥주는 맥주 전용 용기인 케그(Keg)에 담겨 보관된다. 같은 조건에서 맥주를 보관한다면 케그가 열에 약한 캔이나 빛에 약한 병보다는 변질을 막기 유리하다.

또 맥주를 따르면서 탄산가스를 주입해 더욱 풍부한 탄산감과 청량감을 주고, 초음파를 이용해 조밀한 크림 거품을 만들 수도 있다. 회전율과도 영향이 있다. 술집에서 판매하는 생맥주는 가정시장을 상대로 하는 유통채널보다 빠른 회전율로 소비되는 편이다. 그만큼 생산한지 얼마 안 된 맥주가 앞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것. 제조 관점에서 다른 맥주와 동일하지만 실제로 더 신선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생맥주라는 이름이 허수는 아닌 셈이다.

집에서 먹는 생맥… 비밀은 초음파가 만든 ‘크림 거품’

오비맥주 한맥의 ‘스무스 크림 거품기’를 이용해 맥주를 따르는 모습. 잔에 맥주를 70%정도 채운 후 거품기 전원 버튼을 누르고 1~2초정도 기다리면 크림 거품이 만들어진다.
생맥주와 일반 맥주의 미묘한 차이를 알았다면 집에서도 생맥주를 먹을 수 있다. 초음파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시중에는 ‘맥주 거품기’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맥주캔 입구 부분에 1초 수 만 번 초음파 진동을 가해 미세한 거품을 만드는 원리다.
국내 맥주 1위 기업인 오비맥주도 ‘맥주 거품기’를 선보이고 있다. 부드러운 거품을 강조하는 브랜드 ‘한맥’에 대한 마케팅을 차원에서 ‘스무스 크림 거품기’를 출시한 것. 사용법은 간단하다. 캔맥주 위에 장착하는 형태로, 잔에 맥주를 70%정도 채운 후 거품기 전원 버튼을 누르고 1~2초정도 기다리면 크림 거품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완성된 홈술용 생맥주는 확실히 일반 맥주보다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밀도가 높은 거품이 맥주와 공기의 접촉을 차단해 탄산감을 유지해주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완성했다.
술집에서 마실 수 있는 생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生)’과 ‘스무스 크림 거품기’를 이용한 생맥주. 거품기를 사용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거품을 언제든지 보충하면서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술집에서 판매하는 생맥주와도 비교 시음을 해봤으나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이름만 다를 뿐 같은 맥주이고 크림 거품까지 똑같이 구현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거품을 언제든지 보충하면서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홈술로 즐기는 생맥주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오비맥주는 탭(손잡이)을 당겨 따라 마시는 생맥주의 느낌까지 구현한 ‘크리미 서버 디스펜서’도 선보이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오비맥주는 탭(손잡이)을 당겨 따라 마시는 생맥주의 느낌까지 구현한 ‘크리미 서버 디스펜서’도 선보이고 있다. 제품에 캔맥주만 넣으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휴대성 측면에선 맥주 거품기가 유리하다.

본질 VS 재미… 굿즈로 번진 맥주시장 경쟁

현재 국내 맥주시장은 오랜 기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오비맥주(카스‧한맥 등)와 이를 추격하는 하이트진로(테라‧켈리 등), 롯데칠성음료(크러시 등)의 삼파전 모양새다. 고착화된 시장 구도에서 맥주사들은 굿즈 마케팅으로 변수를 주고 있다.

우선 오비맥주는 맥주 본질에 집중한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세컨드 브랜드인 ‘한맥’의 ‘스무스 크림 거품기’나 ‘크리미 서버 디스펜서’도 이러한 차원이다.
하이트진로는 재미에 집중한 굿즈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단체 술자리에서 유용하고 재밌게 ‘소맥’을 마실 수 있는 ‘쏘맥타워’ 등이 있다.

하이트진로는 펀(Fun)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주 브랜드인 ‘진로이즈백’을 통한 두꺼비 캐릭터 굿즈로 쏠쏠한 재미를 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병맥주를 열 수 있어 품귀 대란을 빚었던 병따개 ‘스푸너’부터 단체 술자리에서 유용하고 재밌게 ‘소맥(소주+맥주)’을 마실 수 있는 ‘쏘맥타워’ 등이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2월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지하 1층 팝업매장에서 크러시 팝업스토어 ‘크러시 에비뉴(KRUSH Avenue)’를 2주간 운영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재미 요소를 담은 굿즈를 올해 초 ‘크러시’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한 바 있다. 네일스티커부터, 나노블럭, 레디백, 투명파우치 등 이색적인 굿즈를 선보였다. 아울러 브랜드 모델인 가수 카리나를 적극 활용해 포토카드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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