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치동 일타강사' 이승희의 이유 있는 34년만의 귀향(1편)
고향 땅과 사람에게 '위로' 받고 일상 되찾아
문화 활동가와 의기투합 '세미콘창작소' 창립
오는 20일 세미나콘서트..'목포사랑' 첫발
◇ 서울 생활 지친 심신..목포서 '한 달 살기'
"3년 전에 너무 지쳐서 쉬고 싶어 한 달 살이 하러 목포에 내려온 적 있었어요. 친구들이 내려오라 해서 한 달을 살았는데 그때 목포 사람들을 만나고 퍼플섬을 보면서 굉장히 많이 치유를 받았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나중에 은퇴하게 되면 고향 목포로 내려와서 살아볼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지난 2월말 34년 만에 고향인 전남 목포로 돌아온 이승희 세미콘창작소A앤C 대표는 목포 지역의 문화 활동가로서 본격적으로 나설 당찬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서울 대치동과 노량진 학원가에서 잔뼈가 굵은 수능 지리과목 '일타강사'로 유명세를 떨친 인물입니다.
목포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80년대 시국데모에 나설까봐 걱정한 부모님이 충청도로 대학을 보내는 바람에 고향을 떠나게 됐습니다.
대학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열심히 살며 돈도 벌만큼 벌었고 '스타강사'로 명성도 얻었습니다.
그렇게 일류강사로 잘나가던 그녀는 올해 초 무언가에 홀린 듯 주섬주섬 옷가지만 챙긴 보따리를 싸서 타향살이를 접고 고향 목포로 귀소했다고 합니다.
지금 이 대표는 그동안의 삶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보려고 재촉 중입니다.
불과 몇 달 만에 사람들을 모으고 단체를 만들어 '새 일판'을 꾸밀 요량으로 들떠 있습니다.
호남인의 마음의 고향이자 상처 입은 한국인의 품속이나 다름없는 항구도시 목포의 자연과 지리, 문화, 역사, 인물을 자산으로 삼아 펼친 무대에서 명강사의 경험을 보태 지역문화운동의 새판을 짜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만 잡으면 좌중을 휘어잡는 달변가로 통하는 '똑순이' 이승희 대표는 오는 20일 목포유달예술타운 공연장에서 '목포, 그들에 대한 위로'를 주제로 '세미나콘서트'의 서막을 올릴 예정입니다.
◇ "너무 가난해 꼭 성공하겠다고 고향 떠나"
- 왜 귀향했나.
"사실은 지쳤어요. 학원을 제가 이제 기숙학원도 운영을 하고 기숙학원의 파트너 원장으로 일하고 오래도록 일타 강사로 강의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심신이 너무 많이 지쳐서 몇 번 은퇴를 결심을 하고도 도와달라고 하면 또 하게 되고 그러니까 이게 끊어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서울 경기도를 내가 떠나야겠다싶어서 정말 과감하게 결정을 하고 일단 내려온 거죠."
- 거주지를 완전히 옮긴 건지.
"저 혼자 그냥 내려왔어요. 사실은 제가 20살에 목포를 떠날 때 정말 다시는 안 돌아온다고 하고 떠났었거든요. 너무 가난했고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목포 사람들이 목포를 떠날 때 결심했던 것처럼 반드시 성공해가지고 다시는 목포 땅 안 밟을 거야 그랬었습니다."
- 내려온 시점은.
"2월 29일입니다. 올봄 겨울 모집 끝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안 되겠다, 일단 목포로 내려가야겠다, 그래서 정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간단한 옷가지만 챙겨서 내려와서 집을 구하고, 여기에서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다 세팅을 하고 나서 정말 신나게 놀았어요. 한 두 달 아무것도 안 하고 정말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책 읽고 산책하고 이렇게 놀았습니다."
- 34년 만에 다시 찾은 목포는 어땠는지.
◇ '역사 현장' 속 남도 사람들에 초점
- '목포 공부'는 어떻게 했는지.
"목포에 관한 모든 책들을 읽고 목포 구석구석을 걷고 보고 인터뷰하고 그러면서 목포가 너무 좋아지고 목포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들이 제 안에 들어왔어요. 정말 여러 가지 감정이 검은색 흰색 핑크색 슬픔, 분노 억울함, 기쁨, 낭만 그리고 그 사람들에 관한 얘기들을 이해했죠."
- 결국 '사람'이 보였다는 건데.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 (세미나콘서트 강연)얘기가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역사 얘기가 아니라 그 역사에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풀어갑니다. 그래서 이 남도 사람들의 사람 얘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 '목포 사람' 어떤 이야기인지.
"'목포가 목화와 관련돼서 목포라고 했다'더라 이런 얘기들도 다 부모님한테 들었는데 우리 세대가 이 얘기를 전혀 모르고 있다면 우리 밑에 있는 부분들도 전혀 모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얘기가 끊길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제가 들었어요. 제가 50대 중반인데도 사실 목포에 대해서 외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아는데 정말 목포에 있는 제 친구들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러면 '목포의 역사, 이야기가 없어져버리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떻게 풀어갈 예정인지.
◇ 목포 이야기에 문화예술 접목시켜
- 강연으로만 이뤄지는 건지.
"이게 어쨌든 역사 얘기고 인문지리 얘기니까 제가 아무리 얘기를 재미있게 해도 재미가 없을 거 아니에요. 목포가 배출한 예술가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강연의 단락 단락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춤이라든가 노래라든가 시라든가 또는 사잔전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접목시켜서 하나의 강연이면서 콘서트 같은 콘서트인데 강연이 들어가 있는 이런 콘서트를 한번 기획을 해봐야 되겠다고 해서 '콘서트세미나'가 나온 겁니다."
- 다른 인문학 강연과의 차이점은.
"우리가 토크콘서트, 인문학콘서트라고 하면 앞에 축하 공연이 있고 쭉 1시간 또는 1시간 반 동안 강연 들어가는데 저의 콘서트는 그런 게 아니고 강연하고 콘서트가 합체, 합일돼 있어서 스토리의 끝에 노래가 나오면서 노래로 그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이 되기도 하고 노래가 먼저 나오거나 춤이 먼저 나와서 제 스토리가 연결돼 가지고 또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되는 콘서트 강연을 보는 겁니다. 그래서 재미하고 감동이 같이 들어가는 겁니다."
- 참석 대상은.
"저의 강연은 앞으로 여러 가지 콘텐츠가 나오겠지만 역사지리나 문화지리 파트는 40~50대 60대예요. 그래서 부모님들께 드리는 강연이에요. 할머니 할아버지, 그래서 저의 강연은 부모님들과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을 대상으로 합니다."
-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다.
"고하도에 오면 해상 케이블카를 한 번씩 타보잖아요. 그 밑에 감화원 터가 있다는 얘기를 아이들에게 하여 재미있는 나들이가 될 수 있게 하는 거죠. 또는 육지면이 고하도에서 재배가 됐는데 그것이 문익점이 가져 왔던 목화하고 어떻게 다른지, 일제 때 나주평야 일대에서 재배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부모님 통해서 옛날 얘기같이 들으면 아이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거든요."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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