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통신선로 깐다"…韓·美·中 저궤도 위성통신 경쟁
전시 상황 위성통신 필요성 대두…스타링크 장악 vs EU·中·加 속도
韓 해외 사업자와 제휴 넘어 기술 자립화 위해 자체망 확보 추진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미국 스페이스X 스타링크가 사실상 장악한 저궤도 위성 통신 시장에 중국이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 국유기업인 상하이항공우주통신위성기술공사(SSST)이 저궤도 위성 18개를 창청 6A로켓에 쏘아올리는데 성공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저궤도 위성 1만5000개를 쏘아 올려 스타링크에 대적할 수준의 위성 통신망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프로젝트 별칭이 'G60 스타링크 플랜'이라고 불릴 정도다.
중국이 이같은 행보에 나선 것은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미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나선 상황. 자칫 기술 패권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는 만큼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위성통신이 단순히 지상망 보완을 넘어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독자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전력투구한다는 계획이다.
저궤도 위성 임무 관측→통신에 무게…지상 통신 안닿는 곳 커버
美 스타링크 선점 vs 中 정부 지원 등에 업고 대응 총력
위성 안착 고도가 250~2000km로 정지궤도 위성(고도 3만6000km)보다 지구에 가까워 고속 통신에 유리하고 지연시간도 더 짧다. 이 정도면 LTE 통신과 유사하다.
특히 저궤도 위성은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지상 기지국을 파괴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를 활용해 통신망 무력화를 극복했다. 전쟁 양상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처럼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한 중요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저궤도 위성의 임무도 관측에서 통신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8년만 해도 저궤도 위성에서 관측 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38.5%로 가장 많았다. 통신은 19.8% 수준이었다. 그러다 2023년에 들어서는 관측 비중이 18%, 통신이 82.2%로 압도적으로 늘었다.
이에 위성통신 시장은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 위성통신 시장 규모는 740조원 수준으로 2023년(106조원) 대비 7배나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제 위성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서 53%로 늘어난다.
현재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의 최강자는 미국의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로 여겨진다. 지구 주변에 55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운영하며 촘촘한 인터넷 망을 구축했다. 목표도 진출 사업자들 중 가장 앞선다. 2030년까지 4만2000기를 올린다는 포부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위성 간 직접 통신이 가능한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현재는 소형 지상 안테나, 위성전화 등 별도 장비가 필요한데 내년이면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일부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들에서는 이러한 번거로움이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아마존은 프로젝트 카이퍼라는 이름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기의 위성 발사에 성했고, 2030년까지 3236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은 프랑스의 유텔셋과 영국의 원웹의 합병으로 탄생한 연합군 '유텔셋 원웹'으로 경쟁에 가세했다. 유텔셋 원웹은 지난해 634기를 구축하고 글로벌 위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2030년 6372기를 구축하겠단 목표로 스타링크를 발빠르게 뒤쫓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부터 약 4조9000억원 이상을 저궤도 위성에 투입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에 저궤도 위성을 쏘아올린 중국도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2021년부터 국가 인터넷망이라는 뜻의 ‘궈왕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지구 저궤도에 1만3000여개 통신위성을 올리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약 3조6000억원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G60 프로젝트는 궈왕에 이은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으로 본격 스타링크에 대항한다는 목표다. 올해 108개의 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1만5000개를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링크처럼 전세계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韓 3200억 규모 예타 추진…"독자망 갖춘다"
이를 위해 스타링크는 정부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지난해 5월 스페이스X의 한국 자회사인 스타링크코리아는 과기정통부에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하고 심사를 받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유텔셋 원웹과 손잡고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1년 8월 유텔셋 원웹에 3억 달러(투자 당시 환율 약 345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정부는 독자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난이도가 높은 분야인 데다 거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보와도 관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에 의존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저궤도 위성통신의 핵심기술 자립화와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역량 확보를 위해 2030년 초까지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한다는 목표로 지상국, 단말국까지 포함된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시범망을 구축을 추진한다.
이는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진행한다. 총 사업비는 3199억9000만원(국비 3003억5000만원) 규모로 내년부터 2030년까지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통신탑재체, 지상국, 단말국 분야에서 11개 핵심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위성 추적 및 통신 링크 형성 ▲위성의 움직임에 따른 신호 오류 보상 ▲위성 간 핸드오버 ▲위성 간 중계 및 트래픽 분산 등을 위한 위성 간 링크 등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차관은 위성통신 기술 개발과 관련해 "2030년에 이르면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도 현재 사업자들의 독자 규격 서비스 벗어나 표준을 기반으로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과 위성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이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입 준비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성통신은 하늘 위 짓는 디지털 인프라다. 이제 위성통신 분야에서 앞으로의 또다른 30년을 준비하며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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