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직에나 있는 '관심 직원'...어떻게 이끌어야 할까[김한솔의 경영전략]

2024. 8. 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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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리더는 충분히 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구성원은 리더의 마음과 다를 때가 많다. 달래가며 일을 맡기기도 하고 어떨 땐 강하게 압박하기도 하는데 뒷맛은 개운치 않다.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을 찾기 전에 해야 하는 게 있다.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구성원이 ‘왜’ 업무 몰입이 어려운지에 대한 원인 파악이 먼저다. 세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보자.

첫째 원인은 힘들어서다. 일하는 게 마냥 즐거운 사람은 없다. 제한된 시간 내에 아웃풋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업무 성과는 떨어지고 일하기 싫다는 마음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리더가 어떤 일을 시키려고 하면 여러 핑계를 대며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일을 시켜야 하는 리더 입장에선 답답하다. 현재 업무량이 과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어렵다는 말을 내뱉는 구성원에게 섭섭한 마음도 생긴다. 목 끝까지 ‘나 때는’이라는 말이 올라오지만 꾹 눌러 참기도 한다.

구성원이 힘들다는 하소연을 할 때 리더의 반응은 둘 중 하나다. 충분히 들어주거나 중간에 말을 자르며 일을 시키거나. 후자는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일을 받은 구성원의 마음은 좋지 않다.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면 하루면 끝낼 일이 이틀 혹은 사흘이 걸리기도 한다.


 한 명의 짜증이 조직 분위기 망쳐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나쁜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이다. 리더가 구성원의 하소연을 들어주지 않아서 그 직원의 마음에 쌓인 ‘답답함’은 어디로 갈까. 속의 화는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주변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파된다. 결국 한 명의 짜증이 조직의 불만으로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리더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구성원의 힘듦을 이해하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한가한 소리’라고 말하는 리더분들이 있다.

하루하루 전쟁같이 일하고 있는데 시간을 주라고? 그렇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이 하소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1시간? 그렇게까지 할 말이 많은 구성원은 없다. 기껏해야 10분 남짓일 때가 많다. 그 정도의 시간은 쓸 수 있지 않은가. 미안한 얘기지만 ‘고작 10분’을 쓰지 않아서 구성원의 마음이 닫힌다.

‘고작 10분’만 투자해 구성원의 상황을 들어준다면, 이를 통해 리더가 직원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일을 대하는 직원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힘드니까 일 안 시킬게’라고 답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리더든 구성원이든 조직에서 어차피 일해야 한다는 건 다 안다.

직원들도 본인이 투덜대면 일하지 않게 될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힘든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그런데도 해야 하는 것임을 설명하는 게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이다.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힘들다고 푸념하는 직원들 때문에 고민이라면? 효율을 위한 선택이 아닌 ‘효과성’을 따지는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자.

업무 몰입이 안 되는 둘째 이유는 진짜 일을 못해서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 대비 난도가 너무 높다면 몰입이 안 되는 건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부족한 역량을 채워주는 노력이다.

역량을 높이기 위해 크게 세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쓰는 방식은 교육이다. 직무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프로그램 활용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을 보내는 것이다. 구성원이 몰랐던 지식을 알게 해주자.

둘째 방법은 사람을 붙이는 방식이다. 선후배 간 짝을 지어서 숙련된 구성원의 노하우를 다른 직원들도 활용하게 할 수 있다. 많은 조직에서 ‘학습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의 강점으로 다른 직원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마지막 셋째는 일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다. ‘부딪히며 배운다’는 말처럼 지금은 그 일에 대한 전문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줘서 시켜보는 것이다.

책으로만 배우는 게 아닌, 직접 써먹어 볼 기회를 주는 셈이다. 이때는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직은 학교가 아니기에 결과가 나와야 한다. 구성원을 성장시켜야 하니 실패해도 괜찮은 일은 없다. 결국 관리자가 일의 결과를 만들어내면서도 적절하게 참여의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직원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줘야

리더 입장에선 ‘이걸 왜 못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나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누군가에겐 엄청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을 먼저 키워주자.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는 셋째 경우는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서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건데 하고 싶고 말고가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하고 싶을지 모르겠다. 여기서 ‘하고 싶다’의 의미는 선호도가 아닌 이유다.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 목적을 모를 때 사람은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리더가 직원들을 각자의 업무에 몰입하게 하려면 그 일이 개인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설명해 주는 게 필요하다. 현재 하는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앞으로 본인이 이루고 싶은 모습, 각자의 비전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려주는 것이다. 사람마다 조직에서 되고 싶은 끝 그림은 다르다.

누구는 관리자나 리더로 성장하고 싶어 하고 어떤 직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길 원한다. 혹은 별다른 꿈 없이 그저 하루하루 일하며 안정적으로 월급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맞고 틀림은 없다.

각자에게 맞게 접근하면 된다. 꿈이 없는 직원에겐 해당 업무를 잘 해냄을 통해 성과 평가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알려주면 된다. 리더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타 부서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선후배들과 함께 일하며 시너지 내는 경험을 만들어 보라고 권할 수 있다.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차곡차곡 업무 경험이 쌓이는 덕분에 앞으로 도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설명해줄 수 있다. 이처럼 현재의 일이 각자 원하는 본인의 미래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알려주자.

‘남’을 위해 일할 때는 흥이 덜 난다. 나에게 득이 될 때, 나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때 좀 더 몰입할 수 있다. 리더가 구성원 개개인의 비전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힘듦을 모르는 투지와 탁월한 역량을 갖춘 채 업무를 하며 본인의 꿈을 찾아가는 구성원. 그렇다. 세상에 이런 직원은 없다.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직원이 필요로 하는 걸 찾아서 도와주려는 노력이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내 맘 같지 않은 구성원이라고 푸념하기보다 상대방에게 집중해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김한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갈등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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