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중재안 도출…이스라엘·하마스 입장차 관건

2024. 8. 17. 09: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신와르 수용 여부 아직 불투명
미국은 낙관…"중재국들은 타결 준비"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주택가 사이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마침내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중재안이 도출됐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수용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여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가자지구 휴전협상서 '중재안' 도출…합의는 '물음표'

15~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끝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위한 중재안이 제시됐다고 밝혔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향후 며칠간 세부 사상을 조율해 내주 카이로에서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협상의 키를 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는 합의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세운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이란에서 암살된 이스마일 하니예의 후임인 신와르 역시 강경파로 휴전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합의를 막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과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유지하느냐 여부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요구는 이집트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또 휴전 시 전투 중단이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 가자와 이집트 사이의 국경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가자 북부로 돌아오는 피란민의 신원과 무기 소지 여부를 이스라엘군이 검문할 것인지,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후 억류된 인질의 수와 이스라엘이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수 등도 주요 쟁점이다.

일부 쟁점선 진전…이스라엘군 일부 철수 의사도

다만,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틀간의 협상을 통해 일부 쟁점에서는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고위당국자는 이번 회담이 아마도 "우리가 가진 수개월 동안의 과정에서 가장 건설적인 48시간이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입장차를 줄이기 위한 '포괄적인 중재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중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아랍 측 중재자들은 이스라엘이 애초 5월에 제시한 대로 군대를 필라델피 회랑 동쪽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필라델피 회랑 통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의 정파들을 카이로로 초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이스라엘은 가자로 들어가는 구호 트럭의 수를 하루 600대로 늘리는 데 동의했고, 새로 설립한 사무소를 통해 구호품의 진입과 전달을 감시하기로 했다고 중재자들은 밝혔다.

이스라엘은 또한 앞서 석방을 거부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을 절반가량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 사항에서의 진전이 확인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휴전 협상과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와 있다"면서 합의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재국들은 휴전이 타결될 것을 대비해 이행 조치를 준비 중이다. 미국 당국자는 인질 석방,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등 합의에 따른 실행계획을 주관할 기구를 카이로에 설립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입장차는 여전…휴전 타결시 중동 갈등 억제 효과

하지만 협상 진전 징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차는 여전히 상당하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지난 5월 이스라엘이 제안한 협상안의 핵심 원칙을 받아들이도록 중재국들이 압력을 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하마스의 두 관리는 이스라엘의 새 제안을 고려할 의향은 있지만, 이번에 도출된 중재안은 지난달 하마스가 제시한 수정안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마스 대표단은 협상장에 나오지 않았지만, 중재자들로부터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 휴전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과 중동 내 광범위한 갈등 촉발을 억제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여겨진다.

이란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해왔으며, 가자 휴전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가자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spa@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