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퀘스트 깼다" 박세완, '빅토리'로 느낀 선배의 무게 [★FULL인터뷰]
최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빅토리'(감독 박범수)의 배우 박세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박세완은 필선(이혜리 분)의 절친인 폼생폼사 미나 역으로 분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필선의 댄스 콤비로 생전 처음 치어리딩을 배우면서 힙합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미나의 모습은 박세완 특유의 활력 넘치는 에너지와 만나 캐릭터의 생동감을 더한다.
이날 박세완은 '스트릿 맨 파이터'에 출연한 안무가 킹키, 우태에게 춤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빅토리'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 춤 추면 안 될 것 같다. 첫 날 거울 앞에 있는 저를 보는데 너무 어색하더라. 선생님들에게 개인 수업 받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춤 전에 기본기도 배우니까 너무 좋았고, 선생님들이 중간중간 몸을 흔드시는데 그 춤을 실제로 본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밝혔다.
치어리딩 안무도 완벽하게 소화한 박세완은 "저에게 춤이 아닌 유산소였다. 동작이 나누어지는데 진짜 안 외워지더라. 못 따라오는 친구들끼리 보강반을 만들었는데 저는 거기서도 못 따라오는 축에 속했다"며 "대본보다 춤 연습을 더 많이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연기보다 춤 칭찬이 더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희는 습관적으로 치어리딩 장면만 나오면 운다. 많이 힘들었다. '땐뽀걸즈' 할 때는 가수로 활동했던 친구들이 없어서 동선과 센터에 대해 신경 안 썼는데 (걸스데이 출신) 혜리랑 (구구단 출신) 아람이가 있으니까 동선을 얘기해주는데 저희에겐 또 다른 어려운 숙제였다. 저는 가는 발자국마다 스티커를 붙이고, 동선이랑 센터 맞추는 게 어려웠다"고 전했다.
9명의 밀레니엄 걸즈가 중심이 되는 '빅토리'에는 신예들이 대거 합류한 만큼, 이혜리와 박세완이 중심을 잡고 가야 했다. 박세완은 "이번에 선배님들이 느끼는 무게감을 많이 느꼈다. 선배님들도 저를 후배가 아닌 동료로 봐주셨기 때문에 저도 친구들을 그런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처음이고, 어렵고 모르는 게 당연하니까 자세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박세완은 촬영 현장 분위기에 대해 "너무 좋았다"며 "애들도 다 착하고, 열심히 했다. 촬영장에서도 내내 웃고, 수다 떨고, 밤신이 많지 않아서 진짜 등교하는 기분이었다. 그 분위기가 영화에 그대로 담겼다고 생각한다. 청춘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거다. 혜리랑 저도 그걸 아니까 친하게 지내려고 더 다가갔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박세완은 동갑인 이혜리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그는 "혜리와는 춤을 같이 추는 장면이 많아서 몸을 부딪치며 친해졌다. 또 피팅할 때부터 키, 발 사이즈까지 비슷해서 주변에서 '둘이 진짜 친구 같다'고 하시더라. 영화를 하면서 둘 다 갑자기 선배 자리에 놓이기도 했고, 친해질 이유가 많았다. (주변 환경이) 혜리랑 친해지게 도와준 거 아닐까 싶은 정도"라고 말했다.
박세완이 이혜리에게 느꼈던 감정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제가 촬영을 준비하면서 혜리에게 가졌던 마음이 버스터미널 신에서 그대로 담겼다. 서로 감정이 잘 닿았던 것 같다. 혜리는 촬영이 힘들 정도로 오열하기도 했다. 저도 울지 않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신인들과 함께하면서 우리가 이끌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감 등 서로 쌓인 게 있었던 것 같다"며 "저희가 너무 우니까 감독님이 '둘이 로맨스 아니야'라고 하시더라"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어 "촬영을 다 하고 나니까 왜 혜리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오랜 기간 이 자리에 있는지 알겠더라. 원래 혜리가 원래 텐션이 높은 친구는 아니다. 근데 현장을 위해서 텐션을 낮추지 않고 노력한다"며 "저랑 비슷했던 지점은 끝까지 한다는 거다. 저는 (장면이) 잘 나와야 후회를 안 하니까 테이크를 100번 가도 상관없는데 혜리도 마찬가지였고, 그 부분이 잘 맞았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박세완에게 '빅토리'는 또 하나의 퀘스트를 완료한 작품이다. 그는 "영화 '육사오(6/45)'도 그렇고, '빅토리'도 포스터에 내 이름이 올라와 있고, 예고편에 내 얼굴이 나오는 거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퀘스트를 깨는 느낌이다. 내 이름이 영화 포스터 앞자리에 자리하는 날도 오는구나 싶다. 주연이라고 하는 거 자체가 기분이 남다르다"라며 "사실 '빅토리'는 '내 마지막 청춘물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선택했던 작품이다. 또 다른 저의 고등학교 시절 같은 작품이기 때문에 조금 지치고 힘들 때마다 꺼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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