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캐던 황무지가 '와인 1번지'로…”프랑스 넘는다” 중국의 '와인 굴기'

이도성 기자 2024. 8. 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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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강우량·일조량 3박자 두루…연간 3억 병 생산 목표

중국 중부 닝샤후이족자치구에 푸른 벌판 뒤로 솟은 황톳빛 산맥, 좌우로 300km 펼쳐진 허란산입니다.

1970년대까지 모래와 자갈을 캐던 척박한 허란산 동쪽 기슭은 현재 온통 푸른 포도밭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도성 특파원/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시]
“이곳 닝샤는 다른 나라의 유명 포도 산지들처럼 와인용 포도를 키우기 위한 적합한 환경을 갖췄습니다.”

1,100m대의 해발고도와 연간 200mm에 불과한 강우량, 그리고 3천 시간이 넘는 일조량으로 와인용 포도가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이러한 천혜의 환경을 낀 닝샤에는 모두 260곳 넘는 와인업체가 자리 잡았습니다.

포도 재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스마트화했습니다.

공기와 토양, 온도, 습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와인 생산도 대부분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연간 생산량은 1억 4천만 병 수준인데, 앞으로 3억 병까지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유럽과 호주 등 유명 글로벌 와인 브랜드들도 닝샤에 주목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닝샤 곳곳에 자체 양조장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자체 품종을 개발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특히 프랑스 마르셀란 품종을 들여와 만든 와인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청이어우/화하오 와이너리 임원]
“마르셀란의 특징은 비교적 우아하다는 겁니다. (다른 품종과 비교해) 마치 공주처럼 우아한 스타일을 지녔고 향도 매우 달콤합니다.”

'닝샤 와인'은 어느새 국제와인대회에서 상을 휩쓸 정도로 성장했는데, 중국 정부가 유명 와인산지 프랑스 보르도에 버금가도록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각국 정상에게 닝샤 와인을 선물하며 외교 전면에 내세웠고, 앞서 두 차례나 이곳을 다녀가면서 '와인굴기'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궁지에/허둥 와이너리 대표]
“매년 5대 국제대회에 참가해 금상을 받으면 정부 포상을 받습니다. 포도밭도 등급을 평가받은 뒤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내 경제 둔화 등으로 고급 와인 소비가 줄어든 점이 고민거리입니다.

인지도는 전통 유럽 와인, 가격 측면에선 신대륙 와인에 비해 딱히 나은 점이 없다는 것도 개선점으로 꼽힙니다.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시에서 JTBC 이도성입니다.

이도성 베이징특파원 lee.dosung@jtbc.co.kr

영상편집: 배송희
영상디자인: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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