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수마을서 즐기는 ‘이것’…종류도 ‘가지가지’

권나연 기자 2024. 8.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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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품종] (1) 여름밭의 갖가지 보물, 가지
‘폴리페놀’ 들어 있어 항암·항염 효과
일본 장수마을서 1인당 연간 가지 2㎏ 먹어
쇠뿔가지·천하대장·팽팽이 등 품종도 다양

요즘은 농산물도 품종별로 골라 먹는 시대다. 색과 모양이 다채로운 품종들이 나와 있고, 색다른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별별 품종’ 기획을 통해 다양한 농산물의 품종을 알아본다. 장수를 부르는 채소로 알려진 ‘여름 밭의 보물’이 있다. 튀김‧샐러드‧무침 등 다양한 요리로 먹을 수 있는 ‘가지’다. 물컹거리는 식감 탓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지는 채소 가운데 항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 있어 건강에 유익하다. 

보통 ‘가지’ 하면 짙은 보라색에 길쭉하고 뾰족한 모양을 떠올리지만 동글동글한 달걀을 닮은 것부터 색이 노란 것까지 다양한 품종이 있다. 무더운 여름, 여러 ‘가지’의 매력 속으로 떠나보자.

시중에서 판매 중인 쇠뿔가지

◆가지의 품종은=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것은 ‘쇠뿔가지’다. 이름 그대로 쇠뿔같이 길고 끝이 뾰족한 모양으로 흔하게 볼 수 있다. 검은 보라색을 띠며 껍질이 두껍고 과육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쇠뿔가지는 끓는 물에 쪄낸 뒤 물기를 짜내고 무쳐서 먹거나, 둥근 모양으로 어슷하게 썰어 볶아 먹는다. 최근에는 긴 모양 그대로 반으로 잘라 버터를 바르거나 치즈를 올려 구워 먹는 사람들도 많다.

‘천하대장’ 가지. 농촌진흥청

범상치 않은 크기를 자랑하는 가지도 있다. 바로 ‘천하대장’이다. 천하대장은 25~30㎝인 보통의 가지와 달리 길이가 무려 38~40㎝에 달한다. 노지에서 키워도 병충해 발생이 적어 노지재배 농가에서 선호한다. 과육이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 장점이 있다.

팽팽이가지. 광주 광산구

쇠뿔가지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좀 더 탱탱한 식감을 지닌 ‘팽팽이가지’도 있다. 이 가지는 모양이 통통하고 저온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또 저장성이 좋아 농가와 소비자 모두 선호하는 품종이다.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구이용으로 더욱 좋다.

하얀색 가지도 개발됐다. 농산물 씨앗을 파는 종묘상에서 ‘백원경가지’라는 이름의 하얀색 가지 씨앗을 구할 수 있다. 이 가지는 더위와 습기에 강하고, 굽은 형태로 자라는 경우가 드물다. 또 과육이 치밀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장점이다.

하얀 가지가 열린 모습. 여행작가 말그미 블로그

또 보라색보다 좀 더 검은빛에 가까운 가지도 있다. ‘흑진주’와 ‘신흑산호’ 가지다. 흑진주는 껍질의 광택이 좋고 과육이 부드러워 상품성이 뛰어나다. 신흑산호는 짙은 검보라색으로 꼭지 부위까지 완전히 착색되는 특징이 있다. 노지에서 비닐하우스까지 폭넓게 재배할 수 있는 신흑산호는 곁가지가 많이 발생해 다수확이 가능하다.

달걀처럼 동글동글한 모양과 노란 색감으로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가지도 눈길을 끈다. 처음에는 흰색을 띠다가 익으면 노란색이 되는데, 이 가지를 흔히 ‘달걀가지’라고 부른다. 달걀가지는 예쁜 색과 모양 덕분에 도심 텃밭이나 화분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

달걀가지. 텃밭농원

텃밭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달걀가지와 관련해 “신기하고 귀엽다” “너무 귀여워서 요리로 먹기가 아깝다” “가지라고 말 안 하면 과일인 줄 알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종묘상에서 씨앗을 구할 수 있는 ‘자수정가지’ ‘퍼플단가지’도 작고 동글동글한 편이다. 특히 자수정가지는 작고 재배도 쉬워 가정에서 원예용이나 텃밭용으로 많이 키운다.

퍼플단가지. 그로로 식물마켓

외국에서는 좀 더 다양한 생김새의 가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태국에서 주로 키우는 ‘커밋’과 ‘로사비앙카’라고 부르는 이탈리아 가지가 대표적이다. 녹색이 특징인 커밋은 다 자란 크기가 탁구공 정도로 작은 ‘단가지’에 속한다. 맛은 보통의 가지와 비슷하지만 식감이 좀 더 아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껍질이 살짝 질긴 편이어서 카레나 수프에 넣어 먹거나 절임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농가에서 재배 중이며 온라인쇼핑몰에 구매할 수 있다. 

커밋(왼쪽)과 로사비앙카. 각각 쇼핑몰 테라팜, 선앤수 블로그

로사비앙카는 선명한 보랏빛의 색감과 작은 호박을 닮은 모양 덕분에 ‘예쁜 가지’로 통한다. 보통 가지보다 두툼하고 과육이 단단해 주로 굽거나 튀겨서 먹는다. 또 동글동글한 모양을 활용해 ‘가지 그라탱’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가지 속을 파내고 채소·달걀·해물 등을 양념과 섞어 넣은 다음 치즈를 올려 오븐에 구워내는 요리다. 둥근 가지가 요리의 재료인 동시에 그라탱 그릇 역할을 하는 셈이다.

◆가지의 효능은=가지는 노화 방지에 좋고 항암효과도 뛰어나다. 일본의 장수마을에서는 1인당 1년에 2㎏에 달하는 양을 먹을 정도로, 가지를 장수의 비결로 꼽기도 한다.

가지의 보라색을 내는 성분은 안토시아닌과 나스닌으로 폴리페놀의 일종이다. 이 성분들은 항암작용뿐만 아니라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가지에 함유된 나스닌은 100g당 210㎎으로 블루베리의 40㎎과 견줘 5배가량 많다. 때문에 가지를 먹으면 피부 탄력과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가지는 혈당이 천천히 오르게 해 당뇨 예방에도 좋다. 또 가지에 들어 있는 섬유질이 배변 활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고 열량도 낮아 체중관리에도 유용하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가지의 열량은 100g당 약 17㎉로 낮다. 특히 가지에 들어 있는 사포닌이 몸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한다.

가지에 있는 항산화 물질과 베타카로틴 등은 각종 병의 근원이 되는 만성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풍부하게 함유된 포타슘은 나트륨을 배출해 혈압을 낮춰준다. 또 안토시아닌과 나스닌은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는다. 산화된 콜레스테롤은 고지혈증과 동맥경화 유발의 주범으로 꼽힌다.

다만, 가지를 생으로 먹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가지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이 소량 들어 있는데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가급적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가지 채소 구이. 이미지투데이

◆가지 요리 꿀팁은=가지를 기름지지 않게 볶는 비결은 기름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가지를 한번 볶아 수분을 빼는 것이다. 수분이 빠지면 가지가 얇아지기 때문에 적당히 도톰하게 썰어야 식감을 살릴 수 있다.

가지를 구매할 때는 ‘꼭지’를 보면 된다. 꼭지의 까끌까끌한 가시가 살아 있고 그대로 만져진다면 싱싱한 것이다. 또 표면에 흠이 없어야 하고 수분이 빠진 듯 주름이 생긴 가지는 신선하지 않다.

당장 요리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비닐봉지 대신 종이에 싸서 보관하면 물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온도가 너무 낮은 장소보다는 10~12℃ 정도가 좋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말려서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지를 씻어 먹기 좋게 썬 다음 햇볕에 널어 말린 뒤 비닐봉지나 저장 용기에 담아뒀다가 무침, 볶음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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