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가격 올려도 '속수무책'…LCD패널 '사야' 하는 삼성·LG 난감

오진영 기자 2024. 8.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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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TV용 LCD 패널 구입액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LCD TV 수요가 연초부터 증가하면서 패널 공급을 사실상 독점한 중국 업체가 가격을 지속 인상시킨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 전환이 빠를 것이라던 TV업계의 예측과 달리 LCD TV 수요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중국 업체가 수익성 보전을 위해 가동률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등 LCD 패널 가격 조절에 들어가고 있어 우리 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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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TV용 LCD 패널 구입액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LCD TV 수요가 연초부터 증가하면서 패널 공급을 사실상 독점한 중국 업체가 가격을 지속 인상시킨 결과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LCD TV 모듈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와 BOE 등에 지출한 총매입액은 1조 8418억원이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약 12% 상승한 가격에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입했으며, 중국 CSOT와 일본 SDP 등에 3조 8310억원을 지불했다.

LCD 패널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 수요가 여전히 LCD TV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유로 등 대형 스포츠 행사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LCD TV의 수요가 증가하자, 패널 공급업체들은 연초부터 꾸준히 가격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가장 수요가 높은 55인치 LCD TV 패널의 가격은 1월 122달러에서 지난 5월 132달러까지 뛰었다.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것은 중국 업체다. 국내 업체가 LCD 패널 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LCD 패널의 대부분을 BOE와 CSOT 등 중국 패널 제조사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업체의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60.8%로 우리나라(10.1%)의 여섯 배가 넘는다.

LCD 패널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양사의 LCD TV 비중이 여전히 높고, 대체재인 OLED TV 수요 증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LCD TV 비중은 전체 TV 시장의 80~90%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츠는 "8K LCD TV 등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대형 LCD TV의 수요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TV 세트(완성품)업체의 공세도 거세진다. 중국 LCD 패널업체는 자국 기업과의 협력·합병 등을 통해 외국 기업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패널을 공급하기 때문에, 중국 TV업체는 LCD TV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CSOT는 TV 제조사 TCL의 자회사이며, BOE는 하이센스 등 업체와 98인치 대형 TV 등 제품 개발을 같이 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장기공급계약 체결과 거래선 다변화 등 공급망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월 30만장의 LC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광저우 공장 매각을 결정하면서 국내 공급망 내에서의 조달이 어려워졌다. 대안으로 지목된 대만 AUO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LCD 패널 생산을 축소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 전환이 빠를 것이라던 TV업계의 예측과 달리 LCD TV 수요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중국 업체가 수익성 보전을 위해 가동률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등 LCD 패널 가격 조절에 들어가고 있어 우리 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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