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스틴·KIA 김도영·삼성 김영웅은 이승엽 스타일…심정수·박병호는 달라, 홈런타자들이 사는 세상[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오스틴은 히팅포인트가 훨씬 좋아졌다. 앞으로 갔다.”
LG 트윈스 외국인타자 오스틴 딘은 최근 10경기서 홈런 6방을 터트렸다. 9일과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는 팀을 구하는 멀티포를 가동하는 등 영양가도 상당히 높았다. 1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까지 시즌 27홈런 100타점을 마크했다. 작년 23홈런 95타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염경엽 감독은 오스틴의 최근 홈런 페이스 급상승의 원인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히팅포인트다. 뒤에 있던 히팅포인트가 앞으로 나오면서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얘기다. 앞에서 쳐야 멀리 날아가고, 공의 방향이 변하기 전에 칠 수 있다.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아도, 대부분 타자는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보내기 위한 노력을 엄청나게 많이 한다.
염경엽 감독은 16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오스틴은 힘으로 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다. 몸이 우락부락하지도 않잖아요. 그런데 오스틴은 (방망이)헤드를 엄청 잘 이용한다. 그래서 (히팅포인트가)앞에서 걸리면 장타가 나올 확률이 굉장히 높다”라고 했다.
앞에서 쳐도 전부 홈런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방망이 헤드의 원심력을 잘 이용하면 타구의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렇게 오스틴은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타자가 됐다. 그런 점에서 염경엽 감독은, 김영웅(삼성 라이온즈)과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스윙궤도는 좀 다른데, (김)영웅이하고 오스틴은 비슷한 스타일이다. (김)도영이도 헤드를 잘 이용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김영웅과 김도영도 몸이 엄청나게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 대신 김도영은 운동능력이 엄청나다.
염경엽 감독은 “홈런타자는 두 종류가 있다. 옛날 심정수는 스윙스피드로 홈런을 치는 타자였다. (이)승엽이는 헤드의 원심력을 이용해서 퉁 쳤다. 승엽이도 현역 때 몸이 홈런타자는 아니었잖아요. 헤드를 엄청 잘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히팅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면 헤드에 걸려서 비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히팅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돼도 홈런을 잘 치는 타자도 있다. 스윙스피드로 홈런을 만드는 심정수가 그렇고, 현역 중에선 박병호(삼성 라이온즈)가 그렇다. 염경엽 감독은 “뒤에서 쳐도 홈런을 잘 치는 선수는 병호 정도”라고 했다. 박병호는 몸도 좋고 타고난 힘이 장사다.
그런 점에서 염경엽 감독은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는 타자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벌크업부터 하면 100% 망한다고 수 차례 강조한다. 그는 “홈런은 힘보다 포인트다. 홈런 친다고 웨이트트레이닝 해서 개수 늘린 선수 없다. 홈런타자가 왜 삼진이 많겠어요. 그만큼 공을 앞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삼진이 많은 것이다. 왜? 앞에서 쳐야 홈런이 많으니까. 그래서 장타력 있는 사람들이 삼진이 많은 것이다”라고 했다.
홈런을 많이 치고 싶으면, 어지간한 타자라면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두고 헤드를 잘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오스틴도 오스틴이지만, 김도영과 김영웅은 젊은 나이에 이미 그걸 통달했다. 앞으로 한국야구가 주목해야 할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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