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매직 넘버 확정 아니야, 긴장감 늦추지 않을 것”…KIA 나성범의 굳은 다짐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8. 1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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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규리그 우승) 매직 넘버가 확정이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확정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다.”

확률적으로 KIA 타이거즈의 정규리그 우승이 가까워졌지만, 나성범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우승이 확정될 때까지 매순간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3-2로 눌렀다.

사진=KIA 제공
사진=KIA 제공
5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나성범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 장타력을 발휘하며 KIA의 승리에 앞장섰다.

2회초와 4회초, 7회초 각각 중견수 플라이, 유격수 플라이, 1루수 땅볼로 돌아선 나성범은 KIA가 1-2로 뒤진 9회초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사 3루에서 상대 우완 마무리 투수 유영찬의 3구 149km 패스트볼을 공략,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역전 투런포로 연결했다. 이후 9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정해영이 실점 없이 LG 타선을 틀어막으며 나성범의 이 홈런은 이날의 결승포가 됐다. 최종 성적은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사진=KIA 제공
사진=KIA 제공
경기 후 이범호 KIA 감독은 “주장 (나성범)이 제대로 일냈다”며 “8회말까지 상대 선발투수 (최원태)의 호투에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9회초 김도영의 따라가는 적시타가 나오면서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1사 3루 상황에서는 나성범이 결정적인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면서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중요한 경기에는 역시 경험 많은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줬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나성범은 “솔직히 치고 나서 어떻게 쳤는지 기억을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났다. 원아웃이었고, (앞선 타자였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동점을 만들어 그 상황에서 나갈 줄 알았는데, 땅볼로 아웃됐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야로 멀리 쳐야겠다, 외야 플라이만 쳐야겠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마운드에 있던) 유영찬이 워낙 패스트볼이 좋은 투수다. 그래서 초구부터 패스트볼에 늦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초구에 파울이 나왔고, 좀 늦었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타이밍을 빨리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준비했다”며 “(몸쪽 낮게) 잘 들어왔던 것 같은데 오늘 시합하면서 그 쪽으로 공이 하나도 안 왔다. 깊었다 싶었는데 저도 모르게 나갔다. 그게 정타가 됐고,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2012년 2라운드 전체 10번으로 NC 다이노스의 부름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KIA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나성범은 지난해까지 1283경기에서 타율 0.315 251홈런 984타점 10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3을 써낸 베테랑 타자다.

다만 올 시즌에는 좋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늦게 시즌을 시작했고, 복귀 후에도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나성범은 흔들리지 않았다.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KIA 12-1 승)에서 8회초 쐐기 3점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이날도 중요한 홈런포를 가동,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사진=KIA 제공
나성범은 “좋은 타구가 나올 때 보면 항상 밸런스와 타이밍이 좋다. 그 타이밍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안 맞을 때 보면 좀 급해지고 늦는다. 저는 제 단점을 알고 있다. 아는데도 잘 안 되는게 야구라서 너무 어렵다”며 “매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안 되다 보니 좀 답답하기도 하다. 계속 풀어야 하는 숙제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령탑 이범호 감독의 믿음도 나성범의 반등에 단단히 한 몫을 했다. 나성범은 “(이범호 감독님이) 너무 부담을 갖는 것 같다고 하셨다. 표정부터 너무 어둡다고 하셨다. 제가 어제(15일)도 (키움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게 삼진 먹고 이러다 보니 감독님이 그런 모습을 많이 보신 것 같다”며 “‘괜찮다’고 하셨다. ‘너가 못 치면 진다. 장난스럽게 너 못 치면 진다. 그렇게 생각하라’고 하셨다. ‘편안하게 치라’고 하셨다. 장난으로 하신 것인데 책임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서 항상 믿고 내보내주시고 꾸준히 믿음을 주시기 때문에 좀 많은 보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며 “오늘 같은 경기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중요한 경기 때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KIA는 66승 2무 46패를 기록, 2위 LG(60승 2무 50패)와의 격차를 5경기로 벌렸다. 확률적으로 우승 확률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나성범은 흔들리지 않고 매순간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나성범은 “아직까지 매직 넘버 확정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은 확정되는 그날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또 연패를 타버리거나 2등, 3등 팀이 연승을 달려버리다 보면 어느 순간 역전될 수 있다. 그런 시즌을 많이 봤다. 몇 년 전에도 조금 차이로 역전되고 이런 경우를 많이 봤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확정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사진=KIA 제공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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