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은 가고 염소탕이 뜬다···모란전통시장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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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으로 유명했던 성남 모란전통시장이 염소탕 특화거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지하철 모란역 인근의 이 시장은 길 건너 편에 자리 잡은 전국 최대 규모 5일장인 모란민속장과 하나처럼 여겨지지만 엄연히 다른 상권의 상설시장이다.
최전성기 때 60여 개에 달하던 모란전통시장의 보신탕집들은 이제 30여 개 남짓한 흑염소탕집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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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들 '보양식' 염소고기 가능성에 주목 주력 메뉴 전환
15~17일 '모란 한여름 건강축제'로 흑염소특화거리 홍보
보신탕으로 유명했던 성남 모란전통시장이 염소탕 특화거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지하철 모란역 인근의 이 시장은 길 건너 편에 자리 잡은 전국 최대 규모 5일장인 모란민속장과 하나처럼 여겨지지만 엄연히 다른 상권의 상설시장이다. 과거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더 활기를 띠었다. 복날이면 보신탕을 즐기기 위한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일대에 교통체증이 생길 정도였다. 반려견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십 수년 전부터 보신탕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비등했지만 ‘한국 개고기의 메카’라는 위상은 끄떡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2월 6일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이 제정됨에 따라 모란전통시장은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법에 따라 2027년부터 개 식용을 위한 사육·도살·유통·판매 등이 법으로 금지되면서 주력 상품을 팔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반려인들은 쌍수 들어 환영했지만 30년 안팎의 세월 동안 보신탕을 팔던 업주들 입장에서는 날벼락과 같다. ‘부안’ ‘장수’ 등 상호에서 알 수 있듯 대다수가 호남 출신인 업주들은 시대에 변화에 저항했지만 결국에는 거스를 수는 없었단다. 모란전통시장 상인회 김용복 회장은 “설마 설마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업주들은 고민 끝에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란상권진흥센터 최화자 센터장은 김용복 회장 등 업주들과 함께 지난해 가을 제주도를 방문해 흑돼지 특화거리 등을 둘러보고 새로운 메뉴 개발에 나섰다. 지난 6월 경기도 상권진흥구역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모란흑염소특화거리는 이 같은 고민의 결실물이다.
보신탕집의 사이드 메뉴와 같았던 흑염소고기를 주력 메뉴로 내세우는 변화는 성공했을까. 업주들은 장기 경기침체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일단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형제흑염소 김태옥 대표(52)도 “염소고기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막상 자리를 잡자 MZ세대 같은 젊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김용복 대표는 “흑염소고기는 보신탕 못지 않게 영양이 풍부하다”며 “미용에도 좋아, 더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염소 특유의 누린내를 잡는 업주들의 비법도 자랑했다. 실제로 보양식으로서 개고기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영양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철분을 8배나 함유하고 있고, 노화방지에 탁월한 비타민 E(토코페롤)도 풍부하다.
다만 최근 염소 고기가 주목 받으면서 도매가가 뛰는 것은 걱정이다. 김 회장에 따르면 최근 국내산 흑염소 한 마리의 도매가는 약 120만 원. 한우 1마리가 약 90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다행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주산과 뉴질랜드 산 염소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최전성기 때 60여 개에 달하던 모란전통시장의 보신탕집들은 이제 30여 개 남짓한 흑염소탕집으로 변신했다. 보신탕을 팔아 가족을 먹여 살렸던 업주들은 이제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흑염소탕을 팔고 있다.
성남시는 17일까지 모란전통시장 일대에서 '모란 한여름 건강축제'를 개최한다. 염소고기로 대표 간판을 바꿔 단 모란전통시장의 부흥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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