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말고 이것만 주세요"…편의점서 1년 2억개 팔리는 효자템
밖에서 몇 분만 걸어도 온몸이 땀으로 젖는 무더운 여름.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를 잡아들지만, 왠지 모르게 뭔가 아쉽다. 그럴 때 손이 가는 건 바로 얼음 컵. 얼음에 차가운 음료를 부어 벌컥벌컥 마시고 나면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온몸이 시원해진다. 여름철 필수 아이템을 넘어 생존템이 된 얼음컵은 이제 편의점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자리 잡았다.
얼음컵은 CU에서 한 해에만 2억 개가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담배를 제외하고 다른 제품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인다. 매년 매출도 증가세를 보인다. 연도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2022년 23.0%, 2023년 10.5%, 올해(1~6월) 15.0%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얼음컵은 편의점 대표 여름 상품이지만 최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트렌드에 물과 음료를 담아 마실 수 있어 4계절 내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최근 생레몬을 넣은 하이볼 인기를 반영한 생레몬 얼음컵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이색 얼음컵 출시 경쟁도 뜨겁다.
CU에서도 올 한해에만 3개의 새로운 얼음컵 제품이 출시됐다. 생레몬 얼음컵 부터 지난 4월에는 전용 용기에 담은 프리미엄 돌얼음 '아이스 컨테이너'가, 지난 5월에는 국내 최대 특대형 컵얼음 더빅아이스컵이 공개됐다.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얼음컵 신제품이 쏟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얼음컵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한다는 방증이다.
올해 CU에서 출시한 얼음컵 신제품의 기획을 맡은 전민준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책임(MD)은 얼음컵에도 세대가 나뉜다고 설명했다. 전 책임은 "과거에는 시원하게 CU 파우치 음료 델라페를 먹기 위한 짝꿍으로서 얼음컵이 존재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DIY(Do It Yoursef)형으로 음료를 무궁무진하게 변화시키는 믹솔로지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시작점에 얼음컵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세대 얼음컵 제품으로 등장한 게 '생레몬 돌얼음'이다. 하이볼을 만들 때 얼음과 레몬을 별도로 준비하기보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레몬이 함께 동봉된 얼음컵을 선보이며 고객 편의를 높이고자 이 상품을 기획했다. 전 책임은 "생레몬 하이볼의 성공을 비춰봤을 때 얼음컵에 레몬을 더한다는 아이디어를 통해 CU가 믹솔로지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얼음에 레몬을 더한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세부 작업이 필요했다. 제품을 개봉했을 때 생레몬 향이 퍼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밀봉상태로 1일부터 15일까지 각각 보관해 시향 테스트도 진행해 최적의 숙성 기간을 찾았다. 통 레몬을 직접 CU가 수급한 뒤 절단 작업을 진행해 소비 기한도 약 1년 6개월로 늘렸다. 냉동 슬라이스 레몬을 수입해서 제조하는 타사와 비교해서 약 6개월 정도 긴 기간이다.
레몬을 하이볼용 돌얼음과 매칭한 것도 특징이다. CU에서 판매하는 하이볼용 돌얼음은 필터링 작업만 4번 걸친 지리산 암반수로 만들어진다. 얼음 강도를 높이기 위해 동결 속도를 느리게 하는 슬로우 프리즈공법도 사용된다. 전 책임은 "각얼음이 아니라 하이볼용 돌얼음과 레몬을 매칭해서 오랫동안 시원하게 술이나 음료를 마실 수 있게 구현했다"며 "이야기하면서 천천히 마신다고 해도 최대 3번까지 하이볼을 한 얼음에 타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MZ세대인 아내에게 많은 제품 관련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전 책임은 "편의점을 방문하시는 주요 고객들이 MZ세대다 트렌드 파악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CU 전사에서 빅데이터 팀이 트렌드 키워드를 분석하는 둥 보내주는 등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상품들을 꾸준히 선보여 만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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