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자, 이렇게"…오랑우탄 앞에서 모유 수유한 엄마들, 무슨 일?

신송희 에디터 2024. 8. 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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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랑우탄 무주르에게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원봉사자. 

아일랜드의 한 동물원에서 임신한 오랑우탄을 앞에 두고 모유 수유하는 아기 엄마들의 모습이 공개돼 화제입니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한 동물원에서 자원봉사자로 모집된 아기 엄마들이 19세 오랑우탄 무주르에게 모유 수유 시범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상의 탈의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정적으로 모유 수유 시범을 보였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무주르 때문이었습니다. 

무주르가 2019년과 2022년 두 번의 출산을 겪고도 새끼들에게 젖을 제대로 먹이지 못해 모두 세상을 떠나고 올해 초 다시 임신을 하면서 동물원 측이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이들이 생각한 방법은 사람의 행동을 잘 따라 하는 오랑우탄의 특성을 이용해 무주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보여줘 학습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물원 측은 교육을 위해 30명의 여성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하루 최대 4명씩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차례대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무주르에게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들은 "오랑우탄은 티셔츠를 입지 않는다"고 말하며 제대로 된 모유 수유 시범을 위해 상의 탈의도 마다하지 않고 맨몸으로 무주르를 마주했고, 모유 수유를 가르치는 동안 동물원은 폐쇄됐습니다. 

무주르는 유리창을 통해 여성들이 아기에게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고, 심지어 그들의 행동 중 일부를 따라 하기도 했습니다.

자원봉사자 노라 머피는 "무주르가 뭘 하는지 바라보며 응시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무주르가 손으로 행동을 따라 했는데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마치 무주르에게 횃불을 물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들의 노력은 헛수고로 끝났습니다. 

지난달 31일 출산한 무주르는 이전과 달리 새끼에게 모성애를 보이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수유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해 젖을 먹이는 데 실패했습니다. 

동물원 측은 결국 젖병을 이용해 젖을 먹이고, 무주르가 낳은 새끼를 영국의 전문 기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새끼는 1시간 반마다 젖병으로 먹이를 섭취하며 체중을 늘어나는 등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동물원이 이렇게 오랑우탄 번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오랑우탄이 야생에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더블린 동물원의 수의사인 니암 맥길은 "오랑우탄은 번식률이 낮고 3~5년에 한 번만 새끼를 낳기 때문에, 새끼의 탄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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