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쿠르스크서 최대 3㎞ 추가진격…공정한 종전협상 목적"(상보)
젤렌스키 "작전으로 교환자금 충당중"…동부전선 러군 철수효과는 '글쎄'
(서울=뉴스1) 김성식 강민경 기자 = 지난 6일(현지시간)부로 러시아 본토를 역침공한 우크라이나가 자국과 접한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주(州)에서 1~3㎞를 추가로 진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역침공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방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종전협상의 공정성을 제고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1월 개최를 추진 중인 종전협상에서 최대 쟁점이 될 양국 점령지 및 포로 교환 문제를 다분히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16일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일일 전황을 보고하며 쿠르스크 내 "공격군 병력이 계속 싸우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적을 향해 1~3㎞ 추가로 진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선 전역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국경으로부터 약 13㎞ 떨어진 말라 로크냐 마을에서 벌어진 전투로 많은 포로를 생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보고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쿠르스크 내 작전은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교환 자금(exchange fund)'을 충당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진 영상 연설에선 "점령군(러시아군)이 손실을 보고 있다. 이는 우리의 방어에 매우 유용하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역침공으로 인해 "러시아군의 병참이 파괴되고 예비군이 고갈됐다"고 부연했다.
이날 미콜라 올레슈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게시글을 통해 조종사들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의 거점 보급기지와 보급로를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량 한 곳을 폭격하는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도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주내 글루시코프스키구(區) 세임강을 잇는 다리를 파괴했다고 알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공정한 종전협상 조건을 갖추기 위해선 쿠르스크를 역침공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스스로의 조건으로 협상하길 바란다"며 "(러시아 측에) 제발 협상해달라고 간청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포돌랴크 보좌관은 "대신 우리는 입증되고 효과적인 강제 수단을 가지고 있다"면서 "경제적·외교적 수단 외에도 우리는 러시아에 중대한 전술적 패배를 안겨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쿠르스크에선 러시아를 상대로 공정한 협상 과정에 들어가도록 설득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이 객관적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종전방안을 논의하는 다자회의를 주최해 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1월 추진 중인 제2차 평화 정상회의에 처음으로 러시아를 초청했다. 러시아는 아직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성사될 경우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 내 점령지와 포로를 늘리는 편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및 포로와 맞교환할 수 있어 유리하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머무는 러시아군 병력이 쿠르스크로 재배치되는 효과가 실제로 나타났는지는 미지수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격전지 포크로우스크 마을 인근을 추가로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방어하는 포크로우스크까지 거리는 10㎞에 불과하다.
포크로우스크의 군정 책임자인 세르기 도브랴크는 "적이 외곽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했다. 프랑스 싱크탱크 국방전략연구소(IESD)의 요한 미셸 연구원은 이날 로이터에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의 노력을 돌리려는 것이 (쿠르스크 진격전의) 목표였다면, 지금까지는 실패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쿠루스크 공세를 강화하는 것과 동일하게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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