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제약바이오 실적 ‘맑음’…하반기도 기대

염현아 기자 2024. 8.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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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셀트리온, CDMO·바이오시밀러로 최대 매출
의료대란 장기화에 타격 우려 컸지만 제약사들도 선방
매출 1·2위 유한·광동 영업익 감소에 “하반기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로고 앞을 지나는 사람./News1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는 큰 타격을 받지 않고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 기업은 대규모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판매로 역대급 실적을 썼고, 제약사는 자체 혁신 신약으로 힘을 받으며 고성장 중이다. 부진을 겪은 몇몇 기업들도 하반기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바·셀트리온, 역대 최대 매출

국내 대표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매출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 1038억원, 영업이익은 65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47% 늘었다. 하반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연 매출 4조원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실적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실적이 주효했다. 상반기에만 주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신규·증액 계약 7건을 맺으면서 누적 수주 금액 2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 3조 5009억원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에는 미국 제약사와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4637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6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반기에도 고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우선 바이오 의약품 수요 급증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생산 능력도 늘리고 있다. 올해 4월 착공한 제5 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L 규모로, 내년 4월 가동이 목표다. 완공 시엔 총 78만 4000L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CDMO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경쟁력도 이번 실적에서 빛을 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미국(42%) 다음으로 가장 많은 품목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가 국산(23%)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올 상반기 매출은 8100억원, 영업이익은 2952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278% 늘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 8종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도 역대 반기 최대치인 1조 6117억원을 거둬들였다. 다만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재고 자산이 합해져 높아진 원가율과 무형자산 상각비용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9%나 떨어졌다.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 5종이 FDA 허가를 받았으며, 하반기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짐펜트라의 실적이 반영돼 역대 최대 연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물질연구를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약 1·2위 유한·광동, 매출↑영업이익은↓

바이오 기업보다 의료대란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됐던 제약사들도 비교적 선방했다. 특히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오너 일가 분쟁으로 번진 한미약품은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로수젯의 상반기 누적 원외처방 매출이 1000억원을 넘기면서 올 상반기 매출 781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을 기록했다.

HK이노엔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으로 호실적을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 늘어 4319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98.4% 늘어난 416억원이었다. 케이캡의 2분기 원외 처방 매출은 46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의료파업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수액제 부문도 6% 성장한 2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국내 제약사 매출 1~2위인 유한양행과 광동제약은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다만 이들 기업은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1위인 유한양행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상반기 매출은 9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9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기술수출 수익이 85억원에서 31억원으로 63.7% 감소했고, 연구개발(R&D) 비용과 판관비가 늘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다만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FDA 허가 이후 얀센에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받으면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2위인 광동제약은 매출 8253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 감소했다. 생수 삼다수와 음료 비타500 등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외부 제품을 가져와 판매한 상품매출 중심의 매출 구조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광동제약은 상품매출이 매출액 중 68.6%를 차지해 제약업계 1위였다. 광동제약은 제약사로서 앞으로 의약품 부문을 확대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폐암신약 '렉라자'./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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