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 기업 매출, S&P500 기업보다 3.4배 빠르게 성장”
“구독 경제로의 전환을 예측한 뒤, 그것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다.”
티엔 추오(Tien Tzuo) 주오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2007년 주오라를 창업했을 때부터 사람들이 더 이상 제품 구매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추오 CEO는 구독 경제란 용어의 창시자이자 전도사로 통한다. 그가 창업한 주오라는 구독 서비스 같은 ‘반복 수익 사업 모델’을 위한 수익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주오라 역시 구독 방식으로 고객사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추오 CEO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감염병 대유행) 이후 구독 서비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다양한 수익 모델을 도입하는 등 고객 요구 변화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날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 일상에 깊게 파고들고 있다. 당신이 구독 경제란 용어를 처음 만들었을 때, 이런 미래를 예측했나.
“주오라 창업 당시 이미 사람들이 더 이상 제품 구매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내가 초기 세일즈포스에서 근무했을 때 소프트웨어를 소유하는 것에서 소프트웨어를 구독할 수 있도록 전환을 이끈 배경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더 이상 CD나 DVD를 사지 않는다. 대신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를 구독한다. 구독 경제라는 용어를 만든 것도 이런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구독 경제가 전 산업 영역에 통용되고 있다.
“그렇다. 이제 뉴노멀이 됐다. 주오라가 최근 발표한 ‘SEI(Subscription Economy In-dex·구독경제지수)’에 따르면, 글로벌 구독 서비스 기반 기업이 지난 12년 동안 S&P500 지수에 속한 기업보다 3.4배 빠르게 매출이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고객 시선이 달라졌다. 기업에 ‘우리는 제품 구매를 원하지 않는다. 대신 그 제품이 제공하는 혜택이나 서비스만 원한다. 물론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재사용도 가능하게 해달라’라고 말한다. 구독 경제의 이점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기업 운영 방식까지 완전히 바꿔버렸다.”
구독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구독 서비스 같은, 이른바 반복 수익 사업 모델은 기업이 고객과 지속적이며 성장하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의) 수요와 선호도가 진화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자동차 산업에서 대부분의 완성차 기업은 고객이 자동차를 구입하고 나면 관계를 잃었다. 한 번의 거래로 끝나는 관계였다. 그런데 유지·보수나 내비게이션 같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완성차 기업은 고객과 장기적이고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끊임없이 고객과 접촉하며 운전 경험과 브랜드 관계를 향상하는 ‘맞춤형 가치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팬데믹부터 고금리 장기화까지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았는데. 구독 서비스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사실 팬데믹 기간에 새로운 구독 서비스 가 급격히 늘었다. 구독 서비스를 비롯한 반복 수입 사업 모델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일반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제 구독 서비스 시장에선 솎아내기가 이뤄지고 있다. 가령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많은 사람이 너무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고, 서비스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도 기업이 ‘직원 수만큼 너무 많은 SaaS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입한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적 불안과 불확실성이 고객사가 예산을 사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그럼, 구독 서비스 기업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고객 중심적이고 미래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단 하나의 고정된 구독 모델만 사용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다양한 수익 모델, 패키징(제품이나 서비스를 다양한 형태로 묶어 판매하는 방식) 및 가격을 포함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전체 수익화(Total Monetiza-tion)’라고 부른다. 주오라 역시 고객사가 다양한 수익 모델을 도입하도록 돕고 있으며, 우리도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활용해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구독 서비스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은.
“지난 몇 년간 시장에서 증명된 사실이 하나 있다.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구독 모델이나 수익화 전략을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않다는 점이다. 경쟁이 치열한 오늘날 시장에서는 다양한 수익 모델을 통해 고객 중심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수익 흐름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앞서 말한 전체 수익화다. 다양한 모델을 동시에 활용해 서비스를 수익화하는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 요구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고, 새로운 도전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고객이 당신의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좋은 데이터가 있으면, 고객 요구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시장 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주오라는 이러한 성공 조건을 충족하는가.
“지난 몇 년 동안 기업 혁신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다양한 수익 모델을 지원할 수 있는 완전한 수익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늘날 주오라는 단순한 청구(billing) 회사가 아니다. 수익 인식, 결제 관리, 사용량 기반 청구 등을 지원하는 회사다. 이는 전체 수익화 접근 방식을 채택하는 더 많은 회사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사용량 기반 사업 모델은 다양한 수익 모델을 제공한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이 많이 사용되는 요즘,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4월 주오라는 가격 책정 플랫폼인 ‘토가이(Togai)’를 인수해 사용량 기반 서비스 제공을 강화했다.”
구독 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구독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볼 때, 시장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구독 서비스의 잠재력을 보고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으로 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고객 요구 변화에 주의 깊게 주목하는 게 필요하다. 또 기본적인 구독 모델을 넘어서 다양한 수익 모델도 도입해야 한다. 고객 중심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비즈니스 접근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Plus Point
구독 경제 창시자 티엔 추오는 누구
대만 출생으로 유년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추오 CEO는 대학 졸업 후 오라클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초창기 세일즈포스에 11번째 사원으로 입사해 이곳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자리까지 올랐다. 9년간 근무하면서 세일즈포스가 소프트웨어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SaaS 모델을 도입하도록 기여한 이가 추오 CEO다. 이때 그는 구독 서비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세일즈포스를 나와 2007년 주오라를 창업했다. 이때 구독 경제란 용어를 만든 그는 기업이 기존의 제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정기적으로 요금을 받는 구독 모델과 서비스 중심의 사업 모델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기업이 구독 경제를 더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주오라가 각종 수익 모델을 지원하는 이유다. 현재 제너럴모터스(GM), 줌(Zoom) 등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1000여 개 기업이 주오라의 가격 책정 및 결제 시스템과 정산 솔루션 등을 이용하고 있다. 2018년 4월 주오라는 뉴욕 증시에 입성했으며, 7월 22일(현지시각) 기준 시가총액은 14억달러(약 1조9436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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