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에 흔들리는 동남아시아 경제 [PADO]
[편집자주] 중국의 경기침체가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디리스킹'을 적극 추진하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만,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동남아 국가들은 '디리스킹'을 적극 추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쌓여가는 재고를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덤핑'하려 하고 있는데, 아마도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같은 플랫폼이 어쩌면 중국 정부의 직간접 지도 아래 이 재고 해소 임무를 맡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건비가 낮은 동남아 제조업체들도 경쟁하기 어려울 중국의 초저가 공세 앞에서 동남아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31일자 닛케이 아시아 기사는 중국의 경기침체가 동남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특히 태국 같은 나라는 중국 경제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습니다. 시야를 동남아시아로 넓혀 중국과 중국경제 문제를 살펴본다면 중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서(西)자바 주 반둥의 섬유 공장이 1월부터 직원을 해고하기 시작하자 쿠르니아디 에카 물야나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
올해 26세인 그는 2년 전 다른 섬유 제조업체에서 일자리를 잃은 후 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물야나는 지난 3월 해고됐다. 공장 관리자들은 그에게 틱톡 샵이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오픈한 이후 중국에서 조달한 저렴한 상품을 틱톡 시청자들에게 판매하면서 이 회사의 매출과 수익이 하락해 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반텐, 서자바, 중부 자바 등 지역에서 공장들이 폐쇄되면서 올해 섬유, 의류, 신발 부문에서 노동자 약 4만 9000명이 해고됐다.
섬유 생산업체들의 호소에 대응해 인도네시아 통상부 장관 줄키플리 하산은 6월 정부가 수입 섬유에 대해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행 관세율 몇 배에 달한다. 그는 도자기, 의류, 신발, 화장품, 전자제품의 수입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관세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저렴한 중국산 상품, 특히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상품에 대한 장벽을 높이고 있다.
1월에 말레이시아는 500링깃(14만원) 미만의 온라인 구매 수입품에 10%의 판매세를 부과했다. 이전에는 이러한 상품들이 더 비싼 제품에 적용되는 판매세와 수입관세에서 면제되었다. 태국은 7월 1500바트(5만원) 미만의 수입물품 구매에 대해 부가세 7%를 확대 적용하며 이에 동참했다.
"태국 GDP의 15% 이상이 중국과의 관계에 의존하죠." 태국 상공회의소 대학교 출신의 국제무역학자 아트 피산와니치가 말했다. "우리는 중국 관광객이 필요하고, 수출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필요해요."
동남아시아 정부들에게 저렴한 중국 제품의 홍수는 딜레마를 야기한다. 국내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은 그들이 볼 때 불공정 경쟁인 것에 대한 구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부 관리들은 중국 기업들이 자국 내 생산,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 투자하도록 유치하고 있다.
중국 내 경제 침체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우선순위의 균형을 맞추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동남아시아산 제품품에 대한 중국내 수요는 줄고 중국 기업들에게는 최저가로 처분해야 할 잉여 재고가 늘었다. 이로 인해 동남아시아와 중국 간의 무역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산 제품의 수입에 대한 정부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계산에 따르면, 작년에 동남아시아와 다른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GDP가 전 세계의 10분의 1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제품 수출에서는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태국의 두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이자 주요 수입국으로, 가치 기준으로 전체 수입품의 약 4분의1을 차지한다. 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꾸준히 확대돼 2020년 200억 달러에서 2023년 366억 달러(47조 원)로 증가했다. 말레이시아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같은 기간 더욱 극적으로 증가해 31억 달러에서 142억 달러(18조 원)로 늘었다.
인도네시아는 대중국 금속류 수출 증가 덕분에 보다 나은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20억 달러(2조6000억 원)의 대중국 무역 흑자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2024년 상반기 인도네시아는 중국과의 비석유 및 가스 부문에서 50억 달러(6조5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계속)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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