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미용실 464곳·펫숍 790곳 작년에 문 닫았다

조재현 기자 2024. 8. 1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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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산업 처음으로 증가세 꺾여

25년간 경기 의정부에서 반려동물 분양∙미용업을 해온 고모(59)씨는 올해 안에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가게를 찾는 손님이 하루 20명을 넘었지만 이제는 하루에 서너 명을 밑돈다. 회당 6만원에 달하는 미용비를 아끼려고 집에서 직접 미용 기계를 구매하는 고객까지 생겨나고, 매달 가게를 찾던 손님들도 두세 달에 한 번만 가게를 찾고 있다. 월 매출이 1년 새 70% 가까이 줄어든 고씨는 “임차료 내기도 벅차다”면서 “올해 안에 업종을 바꾸거나 폐업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552만 가구에 달할 만큼 꾸준히 늘고 있지만 펫 미용실·용품점·분양 숍 등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 수는 지난해 처음 줄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업장은 지난해 2만575개소로 2022년(2만2076개소)보다 1501개소(6.8%) 줄었다. 관련 종사자 수도 2만5506명으로 1년 만에 587명(2.2%) 감소했다. 이 조사가 시작된 2018년 이후 반려동물 산업 지표가 꺾인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전체 반려동물 산업에서 비율이 40%가 넘는 미용업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펫 미용 업체는 지난해 8404개소로 1년 새 464개소(5.2%) 줄었다. 반려동물을 분양하는 판매 업체도 3154개소로 같은 기간 790개소(2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사료·용품비나 병원 진료비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부터 절약하자는 움직임이 늘어난 데다 반려동물 시장도 온라인 중심으로 대전환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 분양도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비중이 높아가고, 애견 용품도 시중보다 10~20% 저렴한 인터넷 쇼핑몰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늘었지만 같은 기간 반려동물 용품의 소비자물가지수는 8% 증가했다. 동시에 반려동물 용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2조5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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