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던 2관왕 이루자… 고향 대전에 ‘오상욱 펜싱장’
“펜싱 클럽마다 꿈나무들 붐벼 흐뭇”
오늘부터 또 국대 선발 남녀선수권
“LA선 단체 4연패-개인 2연패 목표”
“펜싱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이 생기는 거다. 펜싱 클럽에 가 보면 ‘올림픽 보고 왔다’는 사람이 많더라.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가장 좋다.”
사인회서 팬과 기념 촬영 오상욱(오른쪽)이 16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T 임직원 대상 사인회를 찾은 팬에게 사인을 해준 뒤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SKT 제공 |
오상욱은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펜싱 선수 최초로 개인전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모두 우승)을 달성했다. 또 구본길(35) 도경동(25) 박상원(24)과 함께 출전한 사브르 단체전에선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이뤘다. 오상욱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펜싱이 남긴 성적(금 2개, 은메달 1개)이 펜싱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반겼다.
오상욱은 이날 본행사 시작 1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다. 그리고 ‘선착순 100명’에 들지 못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해줄 사인을 했다. 오상욱은 본행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쉴 새 없이 사인을 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팔 아프겠다’는 말에도 “이건 몸풀기”라며 사인을 이어 갔다.
오상욱은 지난해 발목과 손목 부상으로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체육관 건립 얘기가 나왔을 당시엔 폼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을 때다. 그래서 지어 주시면 감사하지만 힘들겠다고 생각했었다”며 “(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고 나니 (개인전) 그랜드슬램이라는 것도, 체육관이 지어진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래서 메달의 의미가 더 커졌다”고 했다.
오상욱은 8일 대전시청이 마련한 행사에서 “대전은 제가 살아온 보금자리인데 그런 대전에서 제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돼 영광이다. (대전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을 뛰어넘는 오상욱이 되겠다”고 했었다. 16일 사인회에 참석한 그는 ‘이미 성심당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성심당은 못 이기겠더라. 전통이 워낙 기니까”라며 웃었다.
오상욱은 “형 클럽에도 펜싱을 처음 배우려는 사람이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펜싱 선수였던 두 살 위 친형은 펜싱 클럽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선수 생활을 하다가 부상 때문에 칼을 내려놨던 형은 지난해 부상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오상욱에게 “다치는 게 무서워서 피하면 선수 생활을 못 한다. 부딪쳐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오상욱은 “형은 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진심이 담긴 충고를 많이 해줬다. 형보다는 동료의 느낌으로 많이 도와줘서 (금메달을 따고) 형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오상욱은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개인전 2연패와 단체전 4연패를 꿈꾸고 있다. 오상욱은 “LA(올림픽)가 멀기는 하지만 거기서도 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7일부터 전남 영광에서는 대통령배 전국남녀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대회다. 오상욱은 이 대회에 참가해 11월부터 시작되는 2024∼2025시즌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태극마크 지키기에 나선다. 펜싱은 1년에 4개 국내 대회(종목별 오픈, 대통령배, 국가대표 선발전, 김창환배) 성적을 더한 점수에 랭킹 포인트를 부여해 국가대표를 뽑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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