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사라졌다, 불황이 바꾼 백화점 1층

2024. 8. 1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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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1층 뷰티관은 퇴근길 쇼핑 중인 소비자로 북적였다. 이 백화점 1층엔 그간 국내 백화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른바 ‘명품’ 브랜드의 고가 옷·가방·신발 등은 많지 않다. 그 자리를 에르메스뷰티 등 옷·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화장품 브랜드 등이 차지했다. 에르메스뷰티 매장에서 만난 최정아(33)씨는 “립스틱 색감이 고급스럽고, 명품 끝판왕 브랜드(에르메스)에서 만든 화장품이라는 심적 만족감이 있어서 최근 자주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1층이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백화점 1층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와 같은 명품 브랜드 차지였지만, 이제는 화장품이나 먹거리·리빙 브랜드 등으로 바뀌고 있다. 시장 같은 느낌의 팝업스토어(임시매장)로 꾸미기도 한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에루샤와 4대 주얼리 브랜드(까르띠에·반클리프아펠·티파니앤코·불가리) 모두 2층에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비롯해 천호·미아·영등포점 1층을 카페나 편집숍(한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 판매)·서점 등으로 꾸미고 있다.

경기 침체로 ‘플렉스(Flex·명품으로 부를 뽐내는 것)’ 열풍이 잦아들고, 백화점 주 수요층과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 지속과 자산가치 하락으로 고가 명품 구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스몰 럭셔리로 비슷한 기분을 가지려 하는 세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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