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충격 2군행, 레전드지만 ERA 12.10이면…오히려 많이 기다렸다, 삼성의 딜레마가 시작되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무리 레전드라고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클로저 오승환(42)은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1군에서 빠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부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1군 말소 타이밍이 늦은 감이 있다. 오승환은 3~4월 14경기서 1승2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1.80, 5월 11경기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6월 10경기서 2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온이 올라가더니 각종 개인기록 수치도 올라갔다. 7월 9경기서 1승2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12.15, 8월 4경기서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2.00이다. 7~8월 13경기서 1승3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12.10. 무려 6경기서 실점했고, 무실점한 일부 경기서도 승계주자 실점을 하거나 장타를 맞는 등 불안했다.
한 마디로 부진이 장기화됐다. 박진만 감독은 급기야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앞으로 벤치 개입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오승환을 꼭 마무리로 쓰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연장까지 치른 11일 경기서 김재윤을 최대한 많이 기용하는 등 평소와 좀 다른 행보였다.
그러나 결국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을 외면할 수 없었다. 오승환은 11일 경기서 연장에 등판해 세이브를 따냈다. 그리고 15일 대구 KT 위즈전서도 2-2 동점이던 9회초 무사 1루서 투입돼 오재일에게 결승 우월 투런포를 맞았다. 황재균에게도 좌중월 백투백 솔로포를 맞고 무너졌다.
그러자 박진만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박진만 감독으로선 어떻게든 팀과 오승환을 같이 살리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승환도 안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팀도 데미지를 입으니 결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오승환으로선 흐름이 좋지 않은데 주자를 깔고 등판해 한 방을 맞으니 데미지가 더욱 커졌다.
오승환은 통산 427세이브를 따낸, 레전드 클로저다. 한미일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 정도로 좋지 않았던 경험을 해봤다.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알 것이다. 나이를 먹고 구위가 떨어졌지만, 오승환 역시 젊을 때와 달리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대응하고 있다. 오승환은 오승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어쨌든 오승환의 구위는 예전만 못하고, 타자들은 더 이상 옛날처럼 오승환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삼성이 오승환의 아우라를 뛰어넘을 새로운 마무리를 당장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다. 냉정히 볼 때 지금 삼성에서 젊은 불펜, 베테랑 불펜 통틀어 오승환보다 확실히 낫다고 볼만한 투수도 마땅치 않다. 리그 전체를 봐도 마찬가지다. 딜레마다.
삼성과 박진만 감독으로선 “도대체 어쩌란 말이야”라는 말이 딱 떠오를 듯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박진만 감독이 이 어려운 방정식을 풀어야 할 임무를 안았다. 오승환이 1군에 돌아온 뒤, 그때부터 진짜 고민 시작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