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친 쪽파가 얹혀 나오는 찜닭…“부들부들 야들야들한 맛”

2024. 8. 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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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의 ‘SNS시대 노포’
사진 1
말복이 있는 주다. 복날마다 먹어온 삼계탕이 지겨워졌다면, 찜닭은 어떨까? 개인적으로 삼계탕은 뜨거운 국물을 남들처럼 빨리 먹지 못해서, 치킨은 양념과 튀김옷이 부담스러워서 자주 먹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닭요리 중에선 찜닭이 가장 만만하다.

서울 약수동은 이북식 찜닭 노포가 밀집한 성지다.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1970년대에 시작해 지금은 2대가 물려받은 곳들인데, 그 중 가장 약속 잡기 좋은 곳은 1978년 문을 연 ‘만포막국수’(사진1)다. 전철역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이고, 가게 바로 앞에 주차도 되며, 지하와 1층을 합치면 자리가 꽤 많아 여러 명이 가기에도 좋다. 11:30부터 21:30까지 브레이크타임 없이 주 7일 운영한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노포 느낌이 남아 있고, 음식도 개성이 넘치는데 심지어 가성비까지 좋다.

가게 이름에 ‘막국수’가 들어 있지만, 이곳의 진짜 대표 메뉴는 찜닭(사진2)이다. 인터넷 후기를 훑어보면 “찜닭이 슴슴, 깔끔, 담백” “어르신들이 좋아할 건강한 맛” “부들부들 야들야들한 맛”이라는 묘사가 많다.

사진 2
찜닭 위에는 데친 쪽파가 얹혀 나오는데, 그 강력한 색감에 홀려서 후기 사진들을 넘기다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쪽파가 놓인 방향과 흐트러짐의 정도, 잘린 위치 등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그 맛은 또 얼마나 중독적인지, “쪽파 추가는 필수 국룰”이라며 꼭 추가해서 먹으라는 ‘파치광이’들의 권고가 줄을 잇는다. 후기에서 추천하는 대로 쪽파와 닭을 먹으려면 양념장을 잘 만들어야 한다. 벽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따라 빨간 다대기에 식초, 간장, 겨자를 취향껏 섞으면 된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4종의 김치(석박지·부추김치·배추김치·흰 무생채)도 좋지만 쪽파에 눌려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한다.

후기 중 흥미로운 것은 “만두를 꼭 시켜야 한다”는 당부다. 이 집을 더 유명하게 만든 한 연예인은 혼자 만두국을 먹으러 자주 온다고 할 정도다. “파티원 4명 데려가서 만두까지 꼭 시키시길”이라는 꿀팁을 따른다면 찜닭(2만9000원)과 만두전골(중 2만9000원·대 3만9000원)을 주문하길 추천한다. 4명 이상으로 인원이 늘 경우 물막국수·비빔막국수(1만원), 만둣국(1만원), 접시만두(1만원), 메밀파전(1만원), 빈대떡(1만원) 순으로 추가하면 인기 메뉴 순으로 최대한 먹어볼 수 있겠다. 인원이 적다면 생만두를 포장해서 가도 된다(15개 2만원, 7개 1만원). 쪽파 추가, 당면 추가는 각 1000원이고, 야채 추가는 2000원이다.

이민영 여행·미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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