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PHEIC

김홍준 2024. 8. 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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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짜리 동전이 전동열차 바닥에 원을 그리다가 멈췄다. 승객들이 쓴 마스크 위로 드러난 눈들은 동전을 계속 쫓아다녔다. 동전 주인은 망설이다가 손가락 끝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 주웠다. 그리고 손은 물론 동전까지 알코올로 소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소스라쳐 있었던 2년 전 지하철의 ‘공중보건 풍경’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1년 1월 선언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가 유지된 때였다.

PHEIC는 WHO가 내리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선언이다. 코로나19 유행 와중인 2022년 7월엔 또 다른 PHEIC가 선포됐다. 엠폭스(원숭이두창)에 대해서다. 감염자와의 접촉으로 발진과 발열·두통·근육통을 일으킨다. 코로나19와 엠폭스 PHEIC는 2023년 5월 동시에 해제됐지만, 엠폭스 PHEIC는 1년 3개월 만인 지난 14일 부활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만 올해 확진 1만4479건, 사망 455명을 기록하며 확산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않다. 지난해 151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도 재확산 중이다. 동전을 소독하는 이들이 유난스럽지만은 않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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