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슬럼프 탈출’ KIA 나성범 “14살 어린 도영이에게 타격 비법 물어보며 배워요”[스경X인터뷰]
KIA 나성범(35)이 슬럼프를 딛고 팀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나성범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9회초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렸다. 8회까지 끌려가던 승부를 뒤집은 KIA는 이날 LG에 3-2로 이기며 선두 자리를 굳혔다.
나성범은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키움과의 경기에서는 8회 3점 홈런을 치며 팀의 12-1 대승에 이바지했다.
나성범은 지난 3월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파열로 시즌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4월 말 복귀했으나 부상 여파로 타격감이 떨어지며 슬럼프에 빠졌다. 이번 시즌 타율은 0.279에 머물고 있다. 나성범은 데뷔 시즌인 2013년(0.243)과 2021년(0.281)을 제외하면 줄곧 3할대 타율을 유지해 왔다.
나성범은 16일 경기 후 “감독님이 ‘너무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표정부터 너무 어둡다’라고 말씀하시더라”라며 “어제 키움과의 경기에서도 이상하게 스윙을 하고 삼진을 당하니까 감독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고 걱정을 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그냥 편하게 쳐, 네가 못 치면 지면 되니까’라고 장난스럽게 말씀하신다”라며 웃었다.
KIA 주장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꾸준히 믿음을 갖고 경기에 내보내 주시니 책임감이 생긴다”라며 “오늘 경기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믿음에 보답해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주장이 제대로 일 냈다”라며 “중요한 경기에는 역시 경험 많은 선수들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나성범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줬다”라고 말했다.
LG 시리즈에서 첫 승을 챙기며 KIA는 2위를 5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나성범은 “아직 매직 넘버가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적은 승차로 역전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김도영(21)은 지난 15일 키움전에서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데 이어 16일 LG전에서도 9회초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성범은 “김도영은 올해 타격 메커니즘이 좋아져서 내가 배워야 할 정도”라며 “14살 차이가 나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내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운동할 때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나성범은 “다른 선수들도 김도영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좋은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잠실 |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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