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슬럼프 탈출’ KIA 나성범 “14살 어린 도영이에게 타격 비법 물어보며 배워요”[스경X인터뷰]

이두리 기자 2024. 8. 1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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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성범. 이두리 기자



KIA 나성범(35)이 슬럼프를 딛고 팀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나성범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9회초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렸다. 8회까지 끌려가던 승부를 뒤집은 KIA는 이날 LG에 3-2로 이기며 선두 자리를 굳혔다.

나성범은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키움과의 경기에서는 8회 3점 홈런을 치며 팀의 12-1 대승에 이바지했다.

나성범은 지난 3월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파열로 시즌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4월 말 복귀했으나 부상 여파로 타격감이 떨어지며 슬럼프에 빠졌다. 이번 시즌 타율은 0.279에 머물고 있다. 나성범은 데뷔 시즌인 2013년(0.243)과 2021년(0.281)을 제외하면 줄곧 3할대 타율을 유지해 왔다.

KIA 나성범이 지난 16일 LG와의 경기에서 9회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성범은 16일 경기 후 “감독님이 ‘너무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표정부터 너무 어둡다’라고 말씀하시더라”라며 “어제 키움과의 경기에서도 이상하게 스윙을 하고 삼진을 당하니까 감독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고 걱정을 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그냥 편하게 쳐, 네가 못 치면 지면 되니까’라고 장난스럽게 말씀하신다”라며 웃었다.

KIA 주장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꾸준히 믿음을 갖고 경기에 내보내 주시니 책임감이 생긴다”라며 “오늘 경기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믿음에 보답해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주장이 제대로 일 냈다”라며 “중요한 경기에는 역시 경험 많은 선수들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나성범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줬다”라고 말했다.

LG 시리즈에서 첫 승을 챙기며 KIA는 2위를 5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나성범은 “아직 매직 넘버가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적은 승차로 역전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김도영(21)은 지난 15일 키움전에서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데 이어 16일 LG전에서도 9회초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성범은 “김도영은 올해 타격 메커니즘이 좋아져서 내가 배워야 할 정도”라며 “14살 차이가 나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내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운동할 때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나성범은 “다른 선수들도 김도영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좋은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잠실 |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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