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정책…사회보장제도 협의가 걸림돌
[KBS 대구][앵커]
지역의 관점에서 저출생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기획뉴스 순서입니다.
자치단체가 맞춤형 저출생 정책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바로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라는 건데요.
실제로는 정책 추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자치단체는 지난해, 탈모 진단을 받은 청년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려다 무산됐습니다.
탈모 치료에 공공재원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보건복지부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은 자치단체가 신규 복지정책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게 돼있습니다.
이른 바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인데, 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선심성 현금지원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만약 자치단체가 협의없이 복지제도를 강행할 경우 지방 교부세 감액과 중앙부처 공모사업 배제란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출산과 보육·주거 등의 저출생 정책 역시 협의대상에 포함돼 자치단체는 '협의'란 관문을 넘어야 합니다.
일반 안건은 60일, 쟁점 안건은 최대 6개월의 협의 기간을 거쳐야 정책 추진여부가 결정됩니다.
이러는 사이,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면, 달빛 내륙철도나 원자력 수소산단 등 지역 주요 건설사업은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이에 지방정부가 의욕적으로 저출생 정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재훈/경북행복재단 대표/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보건복지부가) 사후 관리가 아니라, 지방 정부의 특성에 맞는 사회서비스 구축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같이 협력을 한다든지, 모델을 개발한다든지..."]
경상북도가 올해 추진 중인 저출생 극복 정책은 모두 백 여개, 상당수 정책들이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지현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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