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폭로'에 배드민턴협 진상조사위 개최, 그러나 문체부 "절차적 위반" 경고 날렸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6일 "2024 파리 올림픽 인터뷰 관련 안세영 선수의 발언과 많은 언론의 기사 내용에 대하여 즉시 확인 가능한 자료에 대해서는 해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으며, 추가적인 내용 파악을 위하여'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오늘 오후 2시 30분 올림픽회관 신관 회의실에서 1차 조사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위원회는 협회 인권위원장, 행정감사를 비롯하여 기존 협회의 어떤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대학교수, 변호사 2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에서는 1. 지도자 및 트레이너, 2. 안세영 선수 및 협회 강화훈련, 국가대표 관리시스템 점검, 3. 안세영 선수 외 국가대표 선수 면담 순으로 순서를 설정했다.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단이 18일 일본오픈 선수권대회와 인도네시아 국제챌린지대회의 출국이 예정되어 있는 바, 출국 이전 조사 시기를 놓치게 되면 또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지도자와 선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위원회는 지도자들이 출국하기 전인 오늘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4시간 동안 진행된 1차 위원회에서는 위원회의 전반적인 목적과 조사의 범위를 우선 설정해 안세영의 인터뷰 내용 및 각종 언론기사에서 제시하는 의혹에 대해 국가대표팀 지도자와 트레이너의 대상으로 3시간 가량 조사를 실시하며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협회는 "이후 안세영 선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차기 회의 때는 안세영을 포함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대표 선수 처우 개선 및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협회 정관(제14조 제2항 제4호)은 단체 내 '각종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협회의 장은 그 내용이 경미하거나 또는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집행하고, 차기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예외 조항(제17조 제1항)을 활용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문체부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결코 경미한 사항이 아니다. 또한, 지난 7일 회장이 귀국하였을 때 즉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며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소집은 원칙적으로 5일 전 이사들에게 통보해야 하나, 긴급한 경우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8월 15일 광복절에 이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 대부분이 '2024 다이하츠 일본 오픈(8월 20~25일)'에 참가하기 위하여 이번 주 일요일(18일) 출국해서 다음 주 일요일(25일)까지 현지에서 체류해야 하므로, 물리적으로 신속한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관련된 수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이사회에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보았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절차적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주무관청의 감독 권한(민법 제37조)를 활용하여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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