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밀려들지만”…마침내 입 연 안세영 “협회,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8. 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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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국민 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 협회 관계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

마침내 안세영이 입을 열었다.

안세영은 16일 개인 SNS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근 폭탄 발언을 한 안세영. 사진(AFP)=연합뉴스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이다. 사진(AP)=연합뉴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무릎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었다.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며 대표팀 훈련 및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의사결정 방식 등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며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더라.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이 주장한 소홀한 부상 관리 등에 대해 반박하면서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대한체육회도 조사위를 구성해 이 사건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7일 귀국한 뒤 8일 SNS를 통해 “저의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던 안세영은 이후 이날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사진=안세영 SNS 캡처
먼저 그는 “배드민턴을 시작한 이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안게 됐다”면서 “부모님, 동생 그리고 가족들, 못난 제자이지만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셨던 선생님들, 저와 인연을 맺은 감사한 동료 선후배들, 선수촌에서 케어해 주시고 끼니도 챙겨 주시며 응원해주신 모든 선수촌 식구들, 마지막까지 훈련해 준 파트너들, 든든한 소속팀,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저에게 힘을 주신 국민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의 염원과 응원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 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가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스무살이 넘었지만 그 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시 한 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 분들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현재 저에 관해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며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다.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안세영은 “‘너만 그런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 보다 ‘한 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 한 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저는 배드민턴이 비인기 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이다. 건강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국민 분들의 따뜻한 응원도 받을 수 있다. 그것은 모두 다 협회의 성과가 될 것이다. 이런 행복한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이날(16일) 비공개 진상조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변호사 2명, 교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인권위원장과 감사 등 위원 5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안세영이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저는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라며 “매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다행히도 체육회와 문체부에서 진상을 파악하실 것이라는 소식을 확인했다.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저 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 받는 환경해서 운동을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문체부와 체육회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번 일로 배드민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드민턴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 격려를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7일 귀국한 안세영.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일본 오픈 및 27일 막을 올려 9월 1일까지 치러지는 코리아 오픈에 불참한다. 부상 때문이다.

그는 “저는 지금 발목과 무릎 부상 때문에 시합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재활을 잘 마무리 하고 저는 다시 선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배드민턴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저도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국민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안세영의 SNS 공식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안세영입니다.

배드민턴을 시작한 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 동생 그리고 가족들, 못난 제자이지만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셨던 선배님들, 저와 인연을 맺은 감사한 동료 선후배들, 선수촌에서 케어해 주시고 끼니도 챙겨 주시며 응원해주신 모든 선수촌 식구들, 마지막까지 훈련해 준 파트너들, 든든한 소속팀,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저에게 힘을 주신 국민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의 염원과 응원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 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가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었습니다. 스무살이 넘었지만 그 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 분들께 죄송합니다.

현재 저에 관해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입니다.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습니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너만 그런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 보다 ‘한 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 한 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저는 배드민턴이 비인기 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입니다. 건강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국민 분들의 따뜻한 응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모두 다 협회의 성과가 될 것입니다. 이런 행복한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매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입니다.

다행히도 체육회와 문체부에서 진상을 파악하실 것이라는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며 변화해 나간다면 저 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 받는 환경해서 운동을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체부와 체육회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합니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일로 배드민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배드민턴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 격려를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 발목과 무릎 부상 때문에 시합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재활을 잘 마무리 하고 저는 다시 선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배드민턴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듭니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국민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세영 올림.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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