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전날 '일제 미화' 영상 교육한 중학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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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전교생에게 뉴라이트계 의심을 받는 극우 유튜버 영상을 틀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남구 A중학교는 지난 14일 오전 자습시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광복절 기념 계기 교육을 진행하며 한 영상을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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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덕 식량 안정" 등 주장 담겨
계기 교육 담당 교사가 영상 선정
교감 확인 과정 누락 "제 불찰" 사과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전교생에게 뉴라이트계 의심을 받는 극우 유튜버 영상을 틀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남구 A중학교는 지난 14일 오전 자습시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광복절 기념 계기 교육을 진행하며 한 영상을 상영했다.
일제강점기 옹호 유튜버 영상 상영
이날 송출한 영상은 뉴라이트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한 극우 유튜버가 자신의 계정에 올린 영상 중 하나다. 해당 영상은 논란이 된 이후 비공개 처리됐는데, 이 영상엔 식민 지배 정당화, 일제 미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12분 분량의 영상에선 "(일제강점기) 총독부는 전염병이 유행하면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에 나섰다", "일제 덕분에 식량이 안정화됐다", "일제에 의해 사법제도가 정비돼 한반도 주민들은 그제야 개인으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일본의 식민 지배로 대한민국이 근대화돼 국민 삶의 질이 현격히 향상됐다" 등의 주장이 담겨있다고 한다. 전형적인 뉴라이트계 역사관이다.
해당 유튜브 채널엔 문제의 영상 외에도 김구 선생이 테러리스트라든지 일제강점기 당시 국민들은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않았다거나 일제강점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왜곡됐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일부 학급에서는 이날 영상 속 내용이 이상하다는 판단에 담임 교사가 재량으로 영상 재생을 중단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학생·학부모 반발… 학교 측 "사전 확인 못 해" 사과
학생과 학부모들은 해당 영상에 일제강점기에 대한 편향된 시각이 담겨 있다며 즉시 문제제기했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OO중학교 아침 자습시간에 친일 영상을 방영했단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 "아이가 부산 OO중학교에 다니는데 일제 미화가 상당한 영상을 틀어줬단다. 이게 정상이냐" 등 학부모의 비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계기 교육 담당 교사가 선정했는데, 학교에서 사전에 내용을 확인하지 않아 교사가 선정한 영상 그대로 전교생에 방영된 것으로 파악했다. 계기 교육이란 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 주제를 다루며, 특정한 기념일이나 사건 등을 계기로 실시한다. 해당 교사는 학교 측에 학생들에게 다른 시각을 보여주기 위해 이 영상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학생·학부모의 항의가 이어지자 16일 온라인 알림 시스템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잘못된 교육이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또 이날 교직원 회의를 급히 소집해 사건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2교시에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할 수 있는 다른 영상을 긴급하게 상영했다.
A중학교 교감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담당 교사가 사전에 보고하고 제가 검토를 했어야 하는데, 보고가 생략돼 상영 당일 오후에서야 영상 내용을 알게 됐다"며 "담당 교사도 잘못을 인지하고 있고, 영상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믿고 맡긴 제 불찰도 크다"고 사과했다.
부산시교육청은 해당 영상을 송출한 계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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