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 인정하나 학대 의도 없었다"…'훈련병 사망' 서로 네 탓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으로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오늘(16일)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가혹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학대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훈련병 사망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도 했는데 오늘 재판 상황, 이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법원 앞에 선 부모들은 '가혹 행위 엄벌하라'는 손팻말을 들었습니다.
호송 버스가 도착하고 수의 입은 중대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성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야 이 살인마야. 왜 거짓말하니.]
규정 어긴 군기훈련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첫 재판을 받기 전 모습입니다.
재판장에선 사고 당시 상황이 공개됐습니다.
둘은 훈련병들 체력 등급과 신체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군기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완전군장 상태로 팔굽혀펴기와 선착순 달리기를 지시했습니다.
중대장은 "왜 걷느냐"고 다그치고 "하루 종일 뛰어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둘은 "가혹 행위는 인정하지만 학대 치사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학대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겁니다.
서로 사망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중대장은 "부중대장이 완전군장을 지시한 걸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중대장은 "명령권자인 중대장이 군기 훈련을 집행한 뒤부터 권한을 상실했다"고 항변했습니다.
유족은 반발했고
[강석민/훈련병 유족 측 변호인 :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 학대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다 이런 논리는 사실 좀 (맞지 않습니다.)]
재판부도 변론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27일 열리는 두 번째 공판에선 군기훈련을 받았던 훈련병 5명이 증인으로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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